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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산업 관련 최근 입법동향과
특허제도의 역할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위하여 데이터 관련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등
데이터 보호의 입법화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차상육(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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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입법동향(1) - 데이터 산업법의 제정과 시행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시대와 디지털 시대의 근간으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으나, 이를 보호할 법적 기반이 미비하여 양질의 데이터가 원활하게 이용되거나 유통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데이터 관련 산업계에서 크게 대두되었다. 이에 따른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위하여 데이터 관련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등 데이터 보호의 입법화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입법 필요성에 발맞추어, 데이터 보호를 위한 입법은 2021년 11월부터 국회에서 매우 속도감 있게 진행되었다. 우선 주무부처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하는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이하 "데이터 산업법")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서는 데이터 보호의 일반원칙과 데이터 거버넌스를 정하는 등, 주로 정책적·제도적 데이터 보호 방안을 위주로 규정하고 있다. 신설된 데이터 산업법은 2022년 4월 20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나아가 데이터 산업법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데이터 부정사용행위의 내용과 구제수단 등에 대해서는 특허청 소관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에 위임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개정 부정경쟁방지법은 2022년 4월 20일부터 데이터 산업법과 동시에 시행되고 있다.
최근의 입법동향(2) - 개정 부정경쟁방지법상 데이터보호규정 신설
개정부정경쟁방지법상 신설된 데이터 보호 규정(제2조 제1호 카목)은 2022년 4월 20일부터 시행된다(부칙 제1조). 구체적인 보호대상이 되는 데이터로는 (i) 특정대상과의 거래를 위한 것일 것(한정제공성), (ii) 전자적으로 관리될 것(전자적 관리성), (iii) 상당량 축적되어 경제적 가치를 가질 것(상당량 축적성), (iv) 공개를 전제로 할 것 등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한정된다. 그 보호대상 데이터를 한정한 이유는 모든 데이터를 보호할 경우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으며, 데이터 산업 발전과 국민의 이용 편익을 위해서 데이터 이용·유통이 활성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개정부정경쟁방지법은 데이터 부정사용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 추가하였으며, 앞으로 데이터 부정사용행위에 대해 금지청구나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적 구제조치가 가능해진다. 또 특허청의 행정조사·시정권고 등의 행정적 구제조치도 가능해지게 된다. 다만 형사적 구제조치는 제외하였다. 한편 데이터 부정사용행위 관련 유형 중, 데이터의 기술적 보호조치를 무력화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벌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그 제재수단을 강화하였다.
데이터보호를 위한 특허제도의 역할과 과제

특허제도는 '물건'이나 '방법'의 발명을 보호하는 제도이지만, 최근 4차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라서, '데이터'가 커다란 역할을 하는 기술이 다수 창출되고 있다. 특허발명을 실효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특허발명의 실시에 관련한 '데이터'의 취급에 관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보호요구가 높아진 데이터로서는 예컨대, 인공지능(AI) 관련발명에 관한 학습(용)데이터, 학습을 마친 파라미터, 혹은 3D프린팅 기술에 관련한 3D모델링 데이터 등이다.
현행 특허법 제2조에 의하면, 특허발명인 '데이터를 생성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행위는 침해로서 파악할 수 있지만(동법 제2조 제3호 (나)목), 해당 방법에 의해 생성된 데이터의 사용, 양도 등은 침해로서 파악할 수 없다(동법 제2조 제3호 (다)목). 왜냐하면 데이터는 물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데이터의 사용, 양도 등에 관해서도 침해로서 파악할 수 있기 위해서는, 특허법 제2조 제3호 (다)목의 '물건을 생산하는 방법의 발명'에 '데이터를 생성하는 방법의 발명'도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에 관해 새로운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
한편 특허법상 발명은 크게 물건의 발명과 방법의 발명(물건을 생산하는 방법의 발명인 경우 포함)으로 나눌 수 있는데(특허법 제2조 제3호), 현행법의 해석으로는 데이터나 데이터셋 자체는 여기에 해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현행 특허제도나 현행 특허법상 특허권에 의한 데이터 보호 주장은 근본적으로 한계에 노정되어 있다. 결국 데이터를 현행 특허법상 근본적으로 보호하려면 우선 물건이나 방법의 정의규정을 혁신적으로 개정하여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다.
나아가 가사 특허법의 개정으로 발명의 개념에 데이터를 포함하더라도, 그 등록요건 및 보호범위의 면에서 살펴보면 데이터의 특성에 비추어 진보성 판단 내지 균등론 판단에 있어서 커다란 어려움이 예견된다. 결국 데이터나 데이터셋을 발명의 정의규정이나 범주에 포함시키는 취지의 특허법 개정이 이루어지더라도, 향후 해석론으로 매우 곤란한 과제가 남아있다.
현행 특허제도의 틀 내에서 데이터의 보호방안 모색 - 간접침해규정의 개정방안의 검토
최근 데이터산업계에서는 '데이터를 이용함으로써 완성하는 발명'의 실효적인 보호를 도모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위에서 본대로 현행특허법상 발명의 정의규정을 변경하는 것과 같은 큰 틀에서의 개정이 사실상 쉽지 않다면, 현행법 틀 내에서 그 중간단계로서의 대안을 없을까. 즉 데이터 관련 특허발명을 실효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특허발명의 실시와 관련한 '데이터'의 취급에 관하여 현행법 틀내에서 실천가능한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현행 특허법상 '특허제품의 생산'이나 '특허방법의 사용'에 이용된 데이터의 양도 등은 간접침해(법 제127조)에 조차 해당하지 않는다. 그래서 입법론으로 특허발명의 실시를 완성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데이터의 제공 등도 침해로 자리매김하는 접근방법의 검토가 필요하다.
입법론상 데이터의 양도 등을 간접침해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는, (ⅰ) 특허법 제127조(침해로 보는 행위)의 제1호에 규정한 특허가 물건의 발명의 경우에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에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되는 데이터'를 추가하거나, 또는 (ⅱ) 제127조 제2호에 규정한 특허가 방법의 발명인 경우에 '그 방법의 실시에만 사용하는 물건'에 '그 방법의 실시에만 사용되는 데이터'를 추가하는 방안을 상정하여 검토할 여지가 있다.
나아가 현행 특허법은 간접침해의 대상을 전용품으로 제한하고 있어, 그로 인하여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셋)이나 3D 데이터 등 디지털 수단에 의한 침해에 대응이 곤란하다. 그리고 현행 특허법은 전용성 및 물건성 제한 요건으로 인하여 주요국과 대비할 때, 간접침해의 성립요건이 가장 좁다고 할 수 있어 국제적 조화의 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따라서 현행법상 간접침해 규정의 전용성 및 물건성 제한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간접침해 규정의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
다만, 데이터보호를 위한 간접침해 규정의 개정 시 필수적 고려사항으로는, ① 원활한 데이터 이용·유통의 요청과의 균형성 문제, ② 특허보호 대상이 되는 데이터 범위의 한정성 문제, ③ 직접침해와 간접침해에 따른 보호 차이를 어떻게 고려할 지의 문제, ④ 침해의 입증 여부를 포함하여 실효적 권리보호의 가능성 문제, ⑤ 다른 법령(예컨대 부정경쟁방지법, 저작권법, 공공데이터법 등)과의 체계적 정합성이나, 주요국 법제와의 국제적 조화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고려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개정입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