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지식재산에 관한 분쟁 기사 중 상당 부분은 ‘기술유출’로 인한 민, 형사상 분쟁에 대한 것이다. “수천억대 기술 자료 빼돌린 직원 구속”, “기술 유출 사건 법원에서 무죄” 등의 기사제목을 반복적으로 접하고 있다. 왜 이렇게 많은 영업비밀 관련 분쟁이 발생하고 있고, 그 결과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모순되게도 기업이 지식재산으로서의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조차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영업비밀은 엄연히 법적 개념이고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어야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기업이 우리가 투자한 기술이니 우리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법은 이를 무조건 영업비밀로서 인정해 주지 않는다. 법은 “알려져 있지 않아야 하고”, “경제적 가치도 있어야 하며”, “합리적인 노력으로 비밀로서 관리된” 것만 영업비밀로서 인정하고 있다.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은 애초부터 법적 보호의 대상이 되는 영업비밀이 아닌 것이다.
오늘날 기업은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 외에 주요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과 관리를 위하여 상당한 비용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등록된 특허는 회사의 독점 기술로서 엄청난 경쟁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러한 ‘특허 등록’에 대비되는 영업비밀로서의 필수 요건이 이른바 ‘영업비밀의 합리적인 관리 노력’이다. 따라서, 합리적인 수준의 기술 관리 노력을 하는 기업만이 영업비밀의 주인으로서의 자격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특허등록에 준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지식재산으로서의 영업비밀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 어떤 투자와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일까? 모든 기업이 현실적으로 처하고 있는 여건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하나의 정해진 답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 동안 많은 기술 유출 분쟁과 선례들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세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째, 기업은 영업비밀에 대한 개념과 각종 관리기준에 대한 기본적인 규정을 마련하고 이를 시행하여야 한다(‘제도적 관리’). 무엇이 영업비밀인지 스스로 정하지도 않은 채 법적 보호를 주장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둘째, 영업비밀에 대한 물리적 관리 방법을 확보해야 한다(‘물리적 관리’). 영업비밀의 보관 장소에 대한 접근 통제, 비밀문서 등에 대한 표시, 전산상의 각종 보안 수단 등을 통한 관리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셋째, 임직원에 대한 관리수단의 마련이다(‘인적 관리’). 오늘날 기술분쟁의 대부분은 임직원을 통하여 발생하고 있다. 임직원의 업무 프로세스나 입ㆍ퇴사 과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을 각종 규정, 가이드라인이나 서약서 등을 통하여 시행하는 것이 영업비밀의 실질적 관리 노력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많은 기업이 영업비밀 관리를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통하여 법의 테두리 내에서 영업비밀을 보호받게 되면 기업은 기술 유출을 통한 피해를 현실적으로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고, 소모적인 법적 분쟁이나 논란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