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본부 정성춘 본부장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에 구조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첫째는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경제는 2000년대 중반에 5%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3%대로 하락하였다. 2016년에는 3.1%까지 하락하여 겨우 3%대에 턱걸이를 하였다. 금년에는 3.4%까지 회복될 전망이나 이 또한 실현 여부를 지켜보아야 한다. 둘째는 글로벌 무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세계무역은 금액 기준으로 세계경제 성장률을 훨씬 넘는 10%대의 성장세를 보였다. 성장률의 무려 두 배였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세계경제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더니 2015년부터는 급기야 성장세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물량기준으로 플러스를 겨우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세계경제의 성장과 교역량이 크게 둔화되면서 우리경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한국의 무역액은 2014년 1조 달러를 돌파하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한국 무역은 2015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되었는데 이러한 수출둔화는 상당히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하고 있어서 더욱 걱정이다. 세계경제는 지난 30여 년 간의 글로벌화의 적폐와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가 보호주의와 고립주의이다. 트럼프 신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이 어디로 흘러갈지 매우 불확실하다. 미중 간의 통상 및 환율마찰이 우리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투명하다. 더구나 미국에 대규모 무역흑자를 보고 있는 우리나라는 언제 환율조작국으로 낙인이 찍힐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 있다. 유럽에서는 난민과 테러로 고통을 당하고 있고 그로 인하여 고립주의적 정치세력이 증가하고 있다. 자칫하다가 세계경제는 분열과 고립으로 내몰릴 수 있다.
이러한 세계경제여건을 고려해 볼 때 지식재산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무역과 투자의 관점에서 지식재산은 언제나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갈등과 협상의 대상이 되어 왔다. 선진국은 보호의 범위와 정도를 넓고 강하게 하기를 원하는 반면 개도국은 선진국의 기술을 보다 자유롭게 활용하기를 원한다. 너무 강한 보호는 개발된 기술의 이익이 선진국에 편중되도록 하는 반면, 너무 약한 보호는 개발의 동기를 파괴한다. 이 해묵은 논쟁을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꺼내 드는 이유는 왜일까? 바로 세계경제가 분열과 고립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에서도 소득과 자산이 편중되어 불평과 불만이 난무하고 있는 이 때, 세계적으로도 개방과 자유화의 이익이 편중되어 자국중심주의가 난무하고 있는 이 때, 지식재산을 둘러싼 원칙과 철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철학과 원칙을 세계경제의 분열과 고립을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바꾸어 가야할 때가 되었다. 지난 30여 연 동안 세계는 성장과 효율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포용과 형평을 고려하면서 달려야 할 때가 되었다. 그것만이 세계경제의 분열과 고립을 막을 수 있고 지식재산도 여기에 기여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단순히 지식재산의 무역수지를 논하는 것은 너무나 좁은 시각일 것이다. 지식재산을 많이 창출하고 이를 수출하여 무역수지를 확대하는 것은 중요한 목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세계무역이 각종의 보호주의에 밀려 수축하고 있고 투자의 자국으로의 회귀로 글로벌 가치사슬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식재산은 보다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