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다주는 지식재산의 개방성을 생각해본다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김홍범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COVID-19는 2020년 7월 말 현재 1,500여만 명의 확진자와 60여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단 7개월 만의 급격한 확산세는 1918년, 20세기의 마지막 대유행으로 기록되어 1,700여만 명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독감 이후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치명적인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COVID-19는 높은 변이 발생과 폭발적인 전파력으로 과학기술 만능주의를 비웃기라도 하듯 높은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인류는 2000년대에 들어서서 사스(SARS-CoV)와 메르스(MERS-CoV) 등 다양한 바이러스성 질환을 경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및 효용성이 검증된 COVID-19 치료제와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다.
COVID-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기구와 각국은 이에 대한 대응과 근본적인 종식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 및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거대 제약기업 등 바이오산업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필두로 하는 IT 기반의 기업 및 연구소 등도 관련 연구를 통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공동의 적을 물리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FDA가 길리어드 사의 램데르시비르를 COVID-19의 치료제로서 긴급사용을 허가하고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옥스포드대학교의 연구팀은 백신에 대한 임상 3상에 돌입했으나, 상용화까지는 절차와 효과성에 대한 의문으로 인해 아직 성공을 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한편, COVID-19는 매우 빠른 속도의 변이를 일으키고 있어 연구자들은 정확한 정보 분석과 공유를 이번의 감염병 극복의 핵심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바이오기술 기반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이면에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양한 IT 기반의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의 확장과 공유는 지난 4월, COVID-19의 종식을 목적으로 다양한 연구기관이 확보하고 있는 지식재산(IP)을 일시적으로 오픈하여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시간 단축을 위한 'Open COVID Pledge'구성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되었다. 이러한 연대는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라는 바이오산업적 측면에서의 참여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의 주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하는 신종감염병 예측 모델이 등장하고 있으며, 감염병에 대한 반응을 기반으로 숨겨진 패턴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질병 확산의 모델도 개발되는 등 범인류적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IT 기술이 활용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현재, COVID-19 위기가 인류의 건강, 보건복지, 경제활동 및 사회 전반에 미치는 극적인 영향을 고려하여, 이용 가능한 모든 혁신전략, 인센티브 및 시스템을 배치하는 공동 협력 전선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전 지구적 대응 및 논의와 혁신의 중심에서는 IT를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 대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가공하는 시스템, 그리고 최종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정확한 예측은 필수적 요소임을 부인할 수 없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라는 보건의료 측면에서 벗어나면, 이러한 전 지구적 패닉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포함하는 IT 기술은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와 장기적인 연구의 산물이다. 지금까지의 지식재산시스템은 다양한 연구자의 오랜 연구의 결과를 지식재산으로 보호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투자의 동기는 장기적 지식재산권에 의해 부여되는 독점권에서 유래한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는 복합적 기술군에 의한 제품화보다는 소수의 지식재산군을 통해 한 제품군 또는 한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또한 소수의 지식재산권으로 제품화가 가능한 산업으로서 건당 지식재산 라이선싱 금액이 매우 높다.
이러한 인공지능 관련 지식재산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끊임없이 발생하는 대규모의 감염병 발생으로 인류의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방식의 지식재산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거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차별화된 인공지능 기술이 인류의 건강 확보라는 단일 목적 달성을 위해 기술개발의 관점에서 지식재산의 공유로의 전환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공공적 이익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오픈된 지식재산시스템은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전 세계 인류가 동일한 혜택을 받도록 보장하는 기술공유의 시작이 될 것이다. 이번의 COVID-19 감염병 사태가 앞으로의 지식재산시스템에서 예외인지 아니면 표준인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논쟁에는 식품보안, 환경보호 및 빈곤완화 기술과 같은 인류 공동 관심사에 대한 지식재산 기반의 장벽을 줄이기 위한 입법조치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인류의 보편적 목적 달성이라는 대전제 앞에서는 개개인의 지식재산에 대한 권리요구에 앞서 개방과 혁신을 바탕으로 인류를 위한 공동의 재산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