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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지식재산과 조세제도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정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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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상으로 '지식재산'은 다음의 양자가 대립하는 특성이 관찰된다. 첫 번째, 특허권 등 지식재산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파급효과(Positive Spill-over Effect)를 가진다는 점이다.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여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한계비용이 늘어나지는 않기 때문에 확장성(Scalability)을 확보하게 되고 여러 지식재산을 활용하여 사회는 점점 진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제도적으로 독점의 경제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지식재산이 일정의 소득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과세대상이 될 수 있는 소득의 원천으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양자의 특성은 지식재산을 많이 창출하여야 할 사회의 필요성이 되지만, 더불어 지식재산이 가지는 경제적 결과에 대해 과세를 함으로써 지식재산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개인적인 인센티브가 부족해질 염려가 동시에 존재하게 된다.

이와 같은 우려를 고려하여 법제도상 중간선을 그리고자 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소득세법상 직무발명보상금의 유형 분류이다. 특정 개인이 기업, 연구기관, 대학 등에서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발명이 이루어져 지식재산이 창출되었다면, 기업 등은 직무발명보상제도를 통하여 발명자에게 지식재산 발명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이를 근로소득(재직 중인 경우)과 기타소득(퇴직한 경우)으로 유형을 분류하고 있다. 더불어 이렇게 설정되어 있는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해서는 일정의 비과세 한도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소득세법 시행령 제17조의 3에서는 연간 500만 원 이하에 대해서는 비과세하여 발명자에 대한 제도상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사용료 및 지식재산 양도수익 등 지식재산 소득에 대해서 '세원'으로 인식하고자 하는 것이며, 동시에 후자는 지식재산이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제도상 우대를 해주고자 한다는 것이다. 물론 소득세법 시행령상의 비과세되는 직무발명보상금의 금액 수준이 충분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지식재산이 가지는 긍정적 파급효과의 수준을 충분하게 고려하지 못하였다는 지적은 지식재산과 관련된 소득세제를 면밀하게 살펴야 할 필요성을 제공해주고 있다.

위와 같이 지식재산을 바라보는 세법상의 인식 구조(세원으로 인식함과 동시에 장려하여야 하는 대상의 결과물)는 기업이나 연구기관 등 법인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R&D 관련 투자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위험을 분담하는 것이 필요한데, 세제에서는 연구개발을 함에 있어서 필요한 비용을 연구개발 세액공제 등으로 구체화하고자 한다. 이 역시 발명자 등 개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바와 같이 지식재산의 긍정적 파급효과(Spill-Over Effect)에 기초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지식재산이 사회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발생시켰는지 여부를 지식재산이 발생시키는 소득 관점에서 접근하여 우대하는 제도가 새로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조세특례제한법 제12조, OECD BEPS Action Plan 5 Report에서 다루고 있는 'Patent Box Regime'이 그것이다. 이는 사회의 효용을 시장에서 평가하는 것으로 대체하여 접근하고자 하는 발상에서 제도화된 체계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무형자산을 이용한 조세회피문제 때문에 Nexus로서 실질적인 연구개발활동이 있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소득과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연관시키는 방향을 채택하고 있다.

한편, 최근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산업 전반에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와 그 성과물의 이용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세제에서도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고려하되, 열린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근본적으로 소득원이자 투자 자산으로서의 지식재산의 성격과, 사회의 긍정적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원천으로서의 지식재산이 가지는 성격이 조화되는 선을 다시 그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전자에 대해서 눈을 감는 것도 아니고, 후자에 대해서도 무시하지 않는 적정한 선을 그리기 위해서는 기존 특례 중심 조세지출 세제의 틀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지식재산을 고려하여 기본 세제의 틀과 제도적 개혁 방안을 고안하는 것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무형자산 중심의 경제 체제, 즉 Jonathan Haskel과 Stian Westlake가 이야기하는 '자본 없는 자본주의(Capitalism without capital)'에 대해 인식하고, 그 중핵(中核)에는 지식재산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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