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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지식재산과 부정경쟁

목원대학교 지식재산학과 교수 양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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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살아있는 동안 아니 죽어서도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 하에 존재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또한 인간은 영생불멸의 존재도 아니며,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적 환경, 즉, 타인과의 관계에는 경쟁이라는 것이 수반된다. 이러한 경쟁은 타인을 비교와 경쟁의 대상으로만 보고 승리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쟁제일주의와 같은 부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경쟁은 사람들에게 목표의식을 가지게 하거나 새로운 방법을 찾게 하는 등 사회·경제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도 하게 된다.

대한민국 헌법 제119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사유재산제도를 바탕으로 자유경쟁을 존중하는 자유시장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하고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이처럼 자유시장경제질서의 대원칙이 되는 자유경쟁의 관점에서 보면 독점배타적인 권리를 창설하는 지식재산권(특허권, 실용신안권, 상표권, 디자인권, 저작권 등)은 자유경쟁에 반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발명과 같은 창작행위에는 많은 수고와 비용이 따른다. 그런데 이러한 창작물을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면 창작자는 창작에 든 수고와 비용을 환수할 수 없게 됨으로써 손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향후 창작을 하려고 노력하는 창작자는 줄어들 것이며, 결국 문화발전이나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시장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부정수단을 사용하거나 무단으로 타인의 성과를 도용하고 타인의 신용에 무임승차하는 등의 행위는 정당한 경쟁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로서 부정한 경쟁행위에 해당한다.

근대 영국이 혁신과 실용주의 정신을 결합하여 2차 산업혁명이라는 역사적 변혁의 길을 연 것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있어서도 기술진보와 혁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기술진보와 혁신을 견인할 수 있는 창작활동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창작자에게 일정기간 독점배타적으로 창작물을 실시·이용·사용하게 하거나 창작물을 실시·이용하려는 자에게 적정한 실시료나 이용료를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창작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지식재산권의 남용이나 오용을 통해 기술진보나 혁신을 방해하는 특허괴물이 등장하여 우리에게 지식재산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한다. 우리 판례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되는 권리일지라도 부정경쟁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권리남용이라는 이유로 지식재산권의 효력을 제한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선두에 서기 위해서는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지식재산권 제도를 통해 산업발전을 추구하되, 시장에서의 부정한 경쟁행위도 함께 근절되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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