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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지식재산과 휴면특허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연구행정선진화추진센터
홍성관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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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500년 전 중국시대의 고전, <갈관자(鹖冠子)>에는 '신의(神醫)'로 불리는 당대의 명의, 편작(扁鵲)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위(魏)나라 문왕은 편작의 삼형제 모두가 의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누구의 의술이 가장 뛰어난지를 물었다. 이에 편작은 큰 형의 의술이 가장 뛰어나고 그 다음이 둘째 형이며 자신은 가장 아래라고 대답하며, 의아해하는 문왕에게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큰 형의 의술은 병의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치료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이에 큰 형은 병의 원인을 사전에 제거합니다. 그리고 둘째 형의 의술은 병의 초기 증세를 치료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저 가볍게 치료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중병만 주로 치료합니다. 사람들은 제가 맥을 짚어 약을 먹이고 살을 도려내어 낫게 하는 행위를 보기 때문에 제 의술이 뛰어나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국회의 국정감사가 실시되었고 연구성과, 그 중에서도 휴면특허에 대한 질책과 고언은 빠지지 않았다. 휴먼특허를 줄이기 위해 연구기관이 미활용특허의 창출을 제한하고, 보유특허의 활용률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더욱 경주해야 한다는 해법도 제시되었다. 다만,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이 여러모로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유쾌한 일은 아니다.

편작(扁鵲)의 치료법처럼 당면 현안을 공유한 후에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휴면특허의 활용처를 모두 찾아서 국민에게 편익을 돌리려는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다만, 휴면특허의 옥석가리기를 통해 노력의 전략적 분배를 사전에 기획하는 지혜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편작과 같은 신의도 "나는 죽은 사람을 살려내지는 못합니다. 다만 살 수 있는 사람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해주었을 뿐입니다"라고 고백하였다.

더 중요한 것은 편작의 형들처럼 선제적 대응 관점에서, '문제가 되는 휴면특허'가 양산되는 현재의 국가지식재산시스템에 대한 혁신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최근 일본과의 경제분쟁에서 '소부장' 대응을 통해 얻은 함의는 국가사회적 장기․중기․단기 수요가 지식재산과 수요기업과 연계하여 체계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제4차 산업혁명과 함께 국가사회적 기술수요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전략적으로 관리되며, 지식재산이 적기에 창출되고 적재적소에 활용되는 '휴면특허 Zero 시대'의 도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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