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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지식재산과 개발도상국

숙명여자대학교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 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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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식 및 지식재산(IP)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세계 주요 국가들은 지식의 창출-보호-활용 과정에 해당되는 일련의 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과거 '지식'이라는 것은 대부분 선진국에서 창출되어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질서가 형성되어 왔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일찍이 한 학자는 개발도상국들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what to have)"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할 것이 많지만, "무엇을 알고 있는가(what to know)"에 대해서는 대답할 것이 거의 없는 대륙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발도상국들이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다양한 국제적 논의에 참여하고 있으며, 논의의 중심은 주로 WIPO와 같은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WIPO는 지난 2009년부터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으며, 교육과정 운영, 미팅, 미션수행, 방문, 기술지원 및 '무역관련 지식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 Agreement on Trade-related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관련 워크숍 등을 WTO와 공동 진행하는 형태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국제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가입 이후 특허청을 중심으로 점차적으로 예산을 늘려가면서 개발도상국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하는 심사 무상컨설팅, 적정기술 개발 및 제공, 한-아세안과의 협력 강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몽골, 아제르바이잔, UAE, 아프리카 지역 지식재산권기구에 특허정보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으며, 베트남, 앙골라, 칠레 등에는 지식재산 제도 수립을 위한 컨설팅도 진행하였다. 다가올 2020년부터는 KDI 국제대학원과 협력하여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지식재산제도, 일반론, 개발정책과 혁신성장전략,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사 등을 융합한 석사학위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와 개발도상국과의 협력 관계는 다른 지식재산분야 선진국들에 비하면 아직은 체계적인 접근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판단된다. 세계 특허출원 4위라는 우리나라의 지식재산 분야 위상을 고려할 때 보다 체계적이고 범부처적인 개발도상국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식재산 관점의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지식재산을 단순히 특허청에서 주도하는 하나의 협력적 수단으로 보기보다는 국제기구와 선진국, 그리고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외교 및 원조 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범부처적 관심사로 조명해야 한다. 특히 과기정통부, 산업자원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산업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처들과의 공적개발원조(ODA) 과제 발굴 및 지식재산과 연계한 협력 프로그램 실행 등이 효과적인 방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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