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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식재산연구원 웹진 2021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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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간 지식재산 패권경쟁의
의미와 우리의 대응 전략

전문가
칼럼

강명수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내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시절부터 본격화된 미국과 중국의 지식재산 패권경쟁이 조 바이든 행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건국 이후 선진 유럽 국가들의 기술 및 지식재산권을 바탕으로 비약적인 성장과 발전을 해 왔는데, 미국이 패권국으로 자리를 잡아 가면서부터는 자국의 지식재산권에 기초한 기술 패권 유지를 위해 지식재산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쟁국들을 견제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G2 국가로 급부상하고 향후에는 미국의 경제 규모를 초월할 것이라는 각종 예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은 종전까지 경쟁 국가들을 견제해온 것과는 차원이 다른 형태로 중국을 견제하게 되었고, 그 중심에 지식재산권이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오늘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단순한 경제 규모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과학 등 오늘날 국가의 역량과 발전 요소에서 지식재산권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차원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은 지식재산권 패권경쟁이라고 부를 수 있다. 기술혁신 생산성 분석에 초점을 두고 구조적 추정 모델(structural estimation model)을 이용하여 국제 특허출원 생산함수를 추정한 결과 중국의 기술혁신 생산성은 2014년에 이미 미국을 추월하였고, 구체적 첨단기술 분야 중 5G, 슈퍼컴퓨터, AI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과 수위를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KIEP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0.6.24.자,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중 간 패권경쟁 분석 참고),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미국이 중국에 밀리게 되면 세계 패권국으로서의 위상 추락은 자명한 상황이고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한 미국의 중국 견제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비록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워 자국 이익의 보호를 강조하였고 그 과정에서 지식재산권을 중심으로 한 대중국 견제가 본격화되었지만, 중국의 부상(浮上)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그 당시 다른 행정부가 들어섰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기조를 채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즉, 미국과 중국의 지식재산 패권경쟁이 예측 불가능성과 자국 이익 우선을 강조한 트럼프 행정부에서 본격화되었다고 하여, 트럼프 행정부의 특이한 정책이라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같은 이유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더라도 이러한 미국의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는데,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부터 중국 정부 및 관계자들의 사이버 공격과 강제 기술이전 등의 행태를 용인하지 않고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임을 표명하였고, 집권 초반이긴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견제 기조는 그와 같이 유지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관련 이미지

다만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주의와 다자주의를 강조하고 있는데, 지난 2021. 2. 19. 개최된 G7 화상회의에서 미국은 동맹관계를 복원하여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러시아 등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진하는 코백스(COVAX,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에 미국은 G7 국가들이 지원하기로 한 75억 달러의 절반이 넘는 4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바이든 행정부는 기존 행정부와 달리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동맹국들과 함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음을 강조하는데(America is back), 결국 미국의 대중국 견제라는 큰 틀에서는 기존 행정부와 일치하지만 다자주의를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 가치 실현이라는 형태를 갖춰서, 예측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이러한 지식재산 패권경쟁은 우리나라로 하여금 양자택일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우리나라도 그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 2018. 9. 5.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중 기술패권 전쟁, 한국의 생존 전략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다각적으로 논의해 오고 있으나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기 어려운 문제여서 고민이 깊어진다. 당분간은 미국과 중국의 분쟁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대응 방안을 구축해 나가야겠지만, 기존 행정부와 다른 바이든 행정부의 특징을 고려하여 장기적이고 다자 협력주의적 측면에서의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즉, 미국이 주요 동맹국들과 협력 강화를 통한 대중국 견제 기조를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로서도 그러한 동맹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동맹의 한 일원으로서 보조를 같이하되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 및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특성 등을 고려하여 중국과의 특수한 관계를 유지해 가는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외교적 노력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핵심 지식재산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국내 기술 혁신 역량을 제고하고, 지속적인 투자 증대와 지속적인 지식재산 발굴을 해 나가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지식재산 패권경쟁이 세계적인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것만큼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외면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이 맞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기존의 과도한 개발 우선주의에 대한 성찰을 불러오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주춧돌이 되듯이, 지금의 미국과 중국의 지식재산 패권경쟁은 기존의 우리나라 지식재산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함께 향후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지식재산 정책 방향 마련에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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