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과 지식재산 전략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험해야 할 일
법무법인(유한)태평양 이상직 변호사
블록체인은 ⅰ) 중앙관리장치(플랫폼)를 두지 않고 ⅱ) 참여하는 다수 개인 간에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네트워크(peer to peer network)를 통하여 ⅲ) 시간대별로 각 개인 간의 거래데이터를 담아 블록으로 만들고 체인 형태로 연결해 ⅳ) 모든 참여자의 컴퓨터에 다른 참여자와 동일하게 모든 거래데이터를 전달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그 결과, 블록체인은 거래데이터의 위변조를 방지하고 거래순서에 따른 데이터 기록을 통하여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블록체인기술은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하여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생성, 거래를 위한 오픈소스 기술로 공개되었는바, 최근에는 디지털 음원 유통, 국제송금, 온라인 투표, 전자상거래 통관 등 다양한 곳에서 그 응용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지식재산정책을 확립하여야 한다는 논의도 증대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관련해 지식재산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는 몇 가지 이슈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저작권은 등록이 아니라 창작과 동시에 그 권리가 발생한다. 따라서 저작권 등록은 저작권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효과가 있을 뿐이다. 그 결과, 등록되어 있는 저작권이라고 하더라도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일 수도 있고, 등록되어 있지 않아도 진실한 저작권일 수 있다. 저작권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창작자가 중앙관리장치(플랫폼) 없이 직접 음악, 사진, 영상 등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소비자로부터 직접 보상받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즉, 저작권에 블록체인을 도입할 경우에 창작자 증명, 진품과 가품의 구별, 저작권 등록 및 미등록된 저작권 제어와 추적, 출처인증이 쉽다. 온라인 음악 등 디지털 저작권 관리, 스마트계약을 활용한 저작권 라이선싱, 저작료의 결제, 저작물의 불법 사용 확인 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특허 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경우에는 중앙관리기관(특허청 등)에서 운영하는 권리 등록부에 상응하는 블록체인 등록부를 도입해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통해 특허권 등 권리의 양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특허는 엄격한 심사요건을 충족하여 등록되어야 효력을 가진다. 특허 출원, 심사청구, 심사, 의견제출통지, 보정, 등록결정의 과정을 거치는 심사제도와 전자출원시스템 내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즉, 특허 심사절차 등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져 경로 추적이 가능하고, 정보 공개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그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거래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참여자에게 투명하고 공정한 특허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 특허 라이선싱을 할 수 있는 거래시장도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 특허를 등록한 후에 스마트 계약을 통해 용이하게 라이선싱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해도 특허 기술이전을 하려면 협상 등 별도의 행위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특허 라이선싱은 라이선스 별로 이해관계가 다를 경우에 다양한 형태의 거래 조건과 유형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을 스마트계약에만 맡긴다면 그러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허 관련 거래를 블록에 올리는 역할을 한 참여자에 대해 보상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국경을 넘어 이루어지는 거래에 관한 규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문제다. 블록체인을 특허 전반에 활용하기 어렵고 효율성이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상표는 특정 상품에 상품의 표지로 사용함으로써 그 신용을 보호하게 된다. 따라서 상표는 얼마나 사용되고 인식되는지가 중요하다. 블록체인에 상표 관련 데이터를 올리면 위변조가 불가능하므로 상표의 사용과 사용횟수, 최초 사용 여부, 상표로서 진실된 사용(genuine use)인지에 관한 입증이 쉽다. 상표가 등록, 사용되었는지, 언제 누구에게 라이선싱 되었는지 등의 정보를 블록에 올려 거래비용, 투명한 거래 환경 등을 조성할 수 있다.
넷째, 블록체인은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발명 및 창작 시점을 알 수 있어 선행기술 입증, 영업비밀 또는 비등록 지식재산권 보호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블록체인에 기술 내용을 기재하는 경우 선행기술 문헌으로 제공되어 해당 기술에 대한 타인의 특허등록 등 지식재산권화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저작권, 등록되지 않은 디자인, 영업비밀 등과 같은 비등록 지식재산권에서 창작 시점, 출시된 국가, 독창성 여부 등 신규 창작성의 입증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기술을 각 분야에 활용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 지식재산정책과 제도에 반영하기 위해서도 많은 검토와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행정비용을 줄이고, 거래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블록체인의 장점은 지식재산정책 및 제도 정립을 위해서도 그 도입을 깊이 고려할 부분이 있다. 미래는 창작과 아이디어가 존중받고 그것이 국가경쟁력의 기초가 되는 것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에 블록체인을 지식재산정책에 적극 반영하는 것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험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