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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IP정책의 변화를 기대하며
국가 R&D 전략수립과 함께 IP 활용전략에서도
남다른 인사이트를 기대해 본다.
배동석(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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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4월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이종호(56)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을 지명했다. 이종호 후보자는 우수한 특허권 발명자로 IP금융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분이다. 그래서 IP수익화 전문가의 한사람으로서 남다른 반가움이 생긴다.
반도체 전문가인 이 후보자는 지난 2003년 세계 최초로 3차원 반도체 소자기술인 '벌크 핀펫(FinFET)' 기술을 개발했고 관련 미국특허를 KAIST의 지식재산권 관리 자회사인 KIP에 양도했다. KIP는 미국의 소송펀드 운용사(Litigation funder)인 Paulina Funding Co.(Burford Capital의 IP 프로젝트 투자 Vehicle)의 투자를 받아 2016년 미국 텍사스 동부지법에 TSMC, 삼성전자 등 FinFET 기술을 사용하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특허라이선싱 캠페인의 일환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 2020년 1심에서 삼성전자가 KIP에 2억달러(약 2,400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소송은 삼성전자와 KIP의 합의로 마무리되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미국의 대표적인 NPE인 Acacia Research의 자회사인 Atlas Global Technologies로부터 'Wi-Fi 6'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피소됐다. 원고인 Atlas Global Technologies가 침해를 주장한 특허는 지난해 초 뉴라컴으로부터 340억 규모에 매입한 것으로, 뉴라컴은 전자통신연구원(ETRI) 소속 연구원들이 스핀-오프(Spin-off)하여 미국에 설립한 뉴라텍의 100% 자회사이다. 이 소송은 지난해 11월 Atlas Global Technologies와 삼성전자 간 합의로 마무리되었다.
위의 사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대한민국의 연구기관 또는 연구인력이 발명한 지식재산(국내 IP자산) 이 해외 자본력의 도움으로 국내 기업에 특허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국내의 연구기관이나 대학교의 핵심 특허들이 국내 투자기관에 의하여 활용되지 못하고 해외 자본에 의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수익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을 넘어 매우 아이러니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국내에서 창출된 우수 특허가 해외 기업에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해외 자본을 빌어 국내 기업을 공격하는 기형적인 형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IP를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화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기관과 이를 작동시키기 위한 IP 투자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국내 IP 수익화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로 국내에서 창출된IP를 주장하여 해외의 대기업들로부터 정당하게 로열티를 징수한 사례들도 몇몇 있기는 하다.

국내의 대표적인 IP수익화 기업인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KAIST로부터 Wi-Fi 콜링 기술에 관한 특허(발명자 KAIST조동호 교수)를 매입한 뒤, 글로벌 대형 기술기업들을 상대로 지난 몇 년간 총 550억 원 규모의 특허 라이선싱수익을 거둔 바 있다. 해당 기술은 셀룰러 망이 취약하고 Wi-Fi가 연결된 환경에서, 기지국을 통하지 않고 Wi-Fi기반으로 단말기에게 끊김 없는 통화를 제공하는 기술로, 모든 미국 통신사업자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국내의 연구기관과 IP 수익화 전문기업이 각각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하여 최선의 결과를 도출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국내 중견기업인 하나마이크론의 USB메모리스틱 관련 특허를 매입하여 해당 업계 글로벌 1위 업체 Kingston Technology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진행하여 최근 약 150억 원 이상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척박한 국내 IP투자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배심 재판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고, 이는 국내 IP 수익화 전문성을 갖춘 기업과 국내 투자 자본이 합작하여 이루어 낸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렇듯이 국내 우수 IP를 발굴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정당한 권리를 인정받는 사례들이 많아질수록, 대한민국의 IP 로열티 수지 개선 및 IP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IP가 해외 NPE 또는 해외 투자 자본에 의해 국내 기업을 공격하는 부작용도 방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아직은 해외에 비하여 턱없이 부족한 IP 투자 시장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2021년 PEF(Private Equity Fund, 사모펀드) 운용역 자격을 획득하고, IP 직접투자 펀드 운용사로 선정되어 400억 원 규모의 국내 최초의 IP직접투자펀드를 활발히 운용 중이다.
얼마 전 블룸버그에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혁신지수(기술기반의 IP경쟁력등을 분석한 지수)는 전 세계 1등으로 평가되었고, 특허출원 역시 인구 및 GDP 대비 전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국내의 대학, 연구소 및 기업들은 연구 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좋은 특허들을 생산하고 있다. 지금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IP자산활용, IP금융투자 전략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즈음에 새 정부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종호 후보자는 누구보다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식재산에 대한 양적·질적인 투자가 더욱 확대되고 국가 R&D 전략수립과 함께 IP 활용전략에서도 남다른 인사이트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