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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기술특사경의 디지털포렌식 수사 전문성 제고
디지털포렌식 수사기법 등 다양한 수사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특허청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는 지재권 범죄 전문 수사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강구민 前 특검 디지털포렌식 수사팀장(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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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는 최우선 국정과제로 "경제안보"를 제시하고 있다. 모두가 경제안보의 중요성을 첨단신기술 및 국가핵심기술의 개발 및 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필자는 그러한 신기술들을 지키고 기술 유출자에 대한 사법적 정의를 세우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국가 신성장을 주도하는 신기술의 개발은 수 년동안 많은 연구자들의 피땀 같은 노력의 산물이며 대한민국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몇 년의 인고 끝에 신기술이 개발되었지만 이러한 신기술들이 유출되는 데에는 불과 클릭 몇 번이면 끝날 일이다. 한 기업에서 기밀자료 하나 유출되었다고 단순하게 치부할 일은 아니다. 이 하나의 기밀자료가 한 기업을 도산하게 할 수 있고 그 기업에 터전을 잡고 있는 여러 직원들의 생활을 빈곤에 빠뜨리게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흔들려 국가안보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신기술 유출에 대한 조사권 또는 수사권을 갖고 있는 여러 국가기관들이 존재한다. 주로 수사와 관련해서는 경찰이나 검찰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조사와 관련해서는 국가정보원, 방위사업청, 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 담당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의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영업비밀이나 특허권,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는 곳이 바로 특허청의 특별사법경찰이다. 많은 이들은 이러한 침해행위에 대해서 일반 수사기관의 도움에 의존하려고 하나 무엇보다 이러한 사건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한 특허청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피해를 가장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 본다.
특허청의 기술특사경은 수사관의 신분으로 수사를 수행한다. 수사의 주된 목적은 범죄사실에 대한 공소유지 및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것이 교과서상의 내용이다. 기술특사경의 수사영역은 일반 범죄와는 달리 침해된 지식재산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적용되는 법리까지 판단해야만 공소를 유지할 수 있고 법정에서 관련 증거들을 현출하여 소위 사법적 정의를 세울 수 있다. 그렇다면 기술특사경의 주된 수사방법은 무엇일까.
최근 한 자료에 의하면 법정에 현출되는 증거의 90% 이상이 디지털 증거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 생활이 디지털 기기에 밀접해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상표나 기술에 대한 침해를 수사하는 기술특사경의 경우도 디지털 기기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주로 범죄혐의 관련 증거들을 수집하고 분석한다. 디지털 증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법정에 현출하는 일련의 과정을 디지털포렌식이라고 한다.
수사기법 중 하나인 디지털포렌식은 일반 수사방법과 달리 디지털 기기에 대한 기술적 분석 능력과 수집·분석 과정에서의 법률적 판단 능력까지 요하는 고난이도의 수사기법이다. 일반적으로 디지털포렌식이라 하면 기술적 측면만을 논하지만 최근 디지털포렌식과 디지털 증거에 관한 법원의 태도를 보면 법률적 측면까지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어 현장 수사관들에게 많은 수사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특허청 기술특사경에게는 부정경쟁방지법상에서 규정한 각 범죄행위에 대한 구성요건을 판단하는 것에 더하여 디지털포렌식 과정에서 준수되어야 할 피의자의 절차적 권리 및 수사의 적법성, 그리고 법정에서 판단될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까지 고려하는 능력을 요한다. 그만큼 기술특사경에게 많은 전문성을 요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기술특사경의 수사현실은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2022년 10월 기준) 특허청의 특사경은 51명이며 이중 기술특사경은 22명, 상표특사경은 29명이다. 디지털포렌식 조사 및 분석 전문가는 단 1명만이 담당하고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에 의하면 영장집행 현장에서 범죄혐의와 관련한 디지털 증거를 출력·복제하는 방법으로 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소법 규정대로 해석한다면, 특허청의 디지털포렌식을 담당하고 있는 특사경 1명이 전체 수사 현장에서 디지털 증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수사관 1명이 현장과 분석실에서 디지털포렌식 업무를 담당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어떠한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디지털포렌식 수사업무에서 1명에게 디지털포렌식 업무가 집중된다면 분명 그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수 있고, 그 실수 하나로 전체 사건을 망칠 수 있다. 그만큼 디지털포렌식 수사엔 정밀성이 필요한 분야이다.
실무상 검찰의 디지털포렌식 수사관의 도움을 받아 영장집행을 한다고 하지만 특허청도 하나의 수사기관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관할 범죄에 대하여 타 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묻고 싶다. 결국은 타 수사기관처럼 특허청 스스로가 하나의 준사법기관으로서 별도의 조직을 갖추고, 고유의 디지털포렌식 수사기법을 개발하고, 수사관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특허청 내 특사경은 산업재산보호협력국 산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와 '상표특별사법경찰과'에 위치하고 있다. 특허청은 정부조직법상 행정기관에 속하지만 특사경의 조직은 특허청 내 준사법기관으로서 별도의 조직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행정의 영역과 수사의 영역은 구분되어야 하고, 기업의 기밀자료를 취급하는 특사경의 특성상 수사과정에서 준수되어야 할 보안의 문제 역시 중요하다. 특히 디지털포렌식을 담당하는 부서의 경우에는 디지털 증거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수집-분석-보관-증거제출에 이르는 전 과정에 디지털 증거의 연속성(chain of custody)을 담보하여야 하고, 향후 조직이 현재의 '과'에서 '단' 또는 '국'으로 격상되었을 때에는 독립된 디지털포렌식 수사과의 설치가 필요하다.
특허청의 관할 범죄들은 일반적인 형사사건의 범죄보다는 지식재산권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디지털포렌식에 의한 수사기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향후 특허청 기술특사경에 디지털포렌식 수사의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수사의 역량 강화 방안으로 디지털포렌식 수사관의 증원과 디지털포렌식 수사기법에 관한 교육을 제안한다.

현재 1명의 디지털포렌식 분석관으로 수사의 정밀성을 요하는 기술디자인 침해 범죄들에 대응한다는 것은 현실상 어렵다고 본다. 물론 검찰의 도움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검찰 수사관 역시 본인의 업무가 있어 기술디자인 침해 범죄들까지 정밀하게 분석하고 살펴볼 겨를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특허청 기술특사경 조직 내에 디지털포렌식 수사관의 인원을 증원하는 것이 최우선일 것이다. 특사경 1명의 증원이 당장 어렵다면 기존 기술특사경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포렌식 교육이 필요하다.
특허청 기술특사경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교육은 현재 특사경에 대한 교육과 향후 특사경이 될 현재의 행정공무원까지 아우르는 교육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현행 특허청 특사경의 특성상 잦은 인사이동으로 인하여 업무의 연속성이 결여된다는 점에서 현재와 미래의 특사경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교육이 필요하다. 즉 현재의 특사경에게 디지털포렌식 교육을 하면서 미래의 특사경에까지 미리 디지털포렌식 교육을 함께 함으로써 실제 특사경으로 임명되었을 때 수사업무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우선 기술디자인 침해 범죄에 대한 특성을 고려한 디지털포렌식 수사기법을 개발하고, 해당 디지털 증거를 수집·분석하는 과정에서 준수되어야 할 수사의 적법성 등에 관하여 교육이 되어야 한다. 최근 판례에 의하면 디지털포렌식 수사의 적법성은 피의자의 절차적 기본권을 보장해주었는지 여부로 판단한다. 따라서 향후 기술디자인 침해 범죄 사건에서 쟁점이 될 수 있는 사안들을 정리하여 '특허청 특사경을 위한 디지털포렌식 수사 가이드'로 제작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안이다.
앞서 언급한 직접적인 디지털포렌식 교육 이외에도 새로운 디지털포렌식 수사기법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조직을 설치하여 수사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대검의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와 경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가 각 수사기관의 디지털포렌식 수사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와 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때론 수사에까지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저작권보호원은 문광부 특사경과 함께 저작권 침해 디지털포렌식 수사를 공조하며 새로운 침해유형과 방법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특허청도 마찬가지로 타 기관의 디지털포렌식센터 운용을 타산지석 삼아 대상 범죄에 대한 새로운 수사기법을 연구·개발하여 특허청 고유의 디지털포렌식센터를 운영하는 것도 시대의 요청이라 생각된다.
수사라는 실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연습만큼 좋은 것이 없다. 기술디자인 침해 범죄현장을 가정하여 각 수사관들이 역할을 담당하고 모의 압수·수색을 함으로써 실전에 대비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수사기관에서 현장 대응을 위한 모의 압수·수색 실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하여 특허청 고유 수사의 노하우가 쌓일 수 있고 후배 수사관들에게 좋은 수사 교본이 될 수 있다.
기업이 갖고 있는 특허나 영업비밀에 대한 침해행위는 점점 교묘해지고 지능적으로 발전하고 있어 특허청 역시 이에 대한 대비와 수사기법 개발이 필요하다. 지식재산에 대한 침해행위는 기본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거나 디지털 형태의 파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디지털포렌식에 의한 수사기법 개발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경찰이나 검찰과 같은 수사기관에서 역시 새로운 디지털포렌식 수사기법을 개발하고 범죄수사에 대응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특허청도 지식재산 침해 범죄에 대한 고유 수사영역을 발전시켜 특허청만의 새로운 디지털포렌식 수사기법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특허청의 이러한 노력으로 대한민국의 경제안보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고, 특허청은 국민으로부터 지지와 신뢰를 받는 지재권범죄 전문 수사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