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2026년 지식재산 이슈 전망
글:김원오 교수 (인하대 로스쿨 교수, AI·Data법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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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IP)제도는 과학기술의 발전, 글로벌 패권 경쟁과 공급망·벨류체인의 변화, 산업구조의 변화, 각국의 혁신성장 정책과 맞물려 있다. 특히 AI에 기반한 큰 혁신과 변화는 '생성형 AI'와 '피지컬 AI'가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멀티모달로 변모된 생성형 AI는 창작과 같은 인간의 정신 노동을 대체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는 인간의 육체노동을 점차 대체하게 될 것이다. 2026년은 AX 대전환을 발판으로 혁신성장의 가도를 달려가느냐 AI버블론이 득세할지가 판가름 나는 중요한 기점이 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6년의 지식재산 이슈를 다음과 같이 5가지 관점에서 간략하게 조망해 보고자 한다.
첫째, 생성형 AI기반 창작시대의 IP규범 재정립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
DABUS판결과 저작물 등록거부 사건으로 AI자체의 창작주체성 불인정 문제가 정리된 가운데 생성형 AI 확산으로 AI자체에서 프롬프트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논의로 그 중심축이 옮겨왔다. 이에 따라 생성형 AI 산출물의 저작물성(Copyrightability)과 발명적격을 판단하기 위한 'AI 보조 창작'과 '사람의 실질적 기여'1) 기준정립과 그 입증을 위한 창작과정 관리(Documentation)2)에 관한 논의가 2026년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특허청(USPTO3), EPO 등)에서 AI를 활용한 발명의 발명자 적격 판단 및 '기여도 측정'에 관한 새로운 심사 기준 적용이 예상된다.4)
한편 데이터 인텔리전스의 발전과 신뢰성 제고를 위한 데이터 프라버넌스 표준(Data Provenance Standards)5)논의가 활발해 지면서 AI학습데이터·모델·프롬프트·출력물 사이의 권리관계와 출처명시, 선사용 후보상 이슈(법정허락, 확대된 집중관리 등), SW와 BM의 특허보호, 데이터셋의 영업비밀과 특허에 의한 보호 등 데이터 IP화(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인사이트의 보호 방식) 이슈가 수면 위로 부각될 것이다.
AI 딥페이크의 무단 이용 방지를 위한 자구적 노력(상표등록, 기술적 조치)과 디지털모사권(Digital Replica Right) 도입을 위한 입법 시도가 미국을 넘어 주요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WIPO도 2026년 3월, 'AI 인프라 교환(AIII, AI Infrastructure Interchange)' 이니셔티브를 공식 출범시킨다. AIII은 AI 시대 저작권·IP 인프라를 둘러싼 기술·운영상 쟁점을 논의하는 글로벌 대화 플랫폼이다.
둘째,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심화 구도속에서 IP 지정학적 변화를 관망해 볼 수 있다.
IP분야에서 중국의 괄목할만한 성장과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가속되면서 양국의 PRO-Patent 정책 드라이버가 지속될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안보적 관점에서 기술개발과 비밀특허제도, 삼성반도체 기술의 중국유출 사건을 계기로 국가핵심기술 보호 강화가 예상되고 반도체·AI·양자 등 전략 기술 특허와 안보·수출통제의 결합이 강화되는 흐름 역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NPE의 공격과 기술탈취로 인한 국제분쟁의 증가로 지식재산처 분쟁대응국의 역할이 기대된다. 표준필수특허(SEP) 확보 경쟁과 그 분쟁의 국제관할 확대에 따른 각국 법원의 경쟁이 포럼쇼핑을 넘어 포럼셀링 이슈까지 부각될 것이다.6) 다만 IP5의 PPH 연장(2023-2026)으로 특허의 국제 심사 효율화가 지속될 것이다.
셋째, 산업구조변화에 따른 전략산업에서의 IP 확보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주요 기술분석 기관의 2026년 IP 트렌드 분석에서는 바이오·유전자 편집, 클린테크·에그테크·그린테크 등에서 특허·상표·디자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버티컬 AI, 에이전틱 AI의 발전이 속도를 내고, 특히 피지컬 AI(로보틱스·엣지 AI 결합 시스템 등)와 데이터 온토로지가 결합하며 산업구조의 지형이 바뀌면서 일하는 방식, 돈버는 방식의 변화로 BM출원이 증가할 것이며 닷컴 버블 때처럼 BM특허 분쟁이 격화될 수 있다. 친환경 기술에 대한 특허출원도 늘고 클린테크(Green IP) 탄소 중립 기술에 대한 우선 심사 제도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녹색 기술 공유 플랫폼이 활성화될 것이다. 이들 전략기술에 대한 표준 및 규제와 연계된 권리 포지셔닝이 기업과 국가 전략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단순히 특허를 많이 확보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특허·영업비밀 믹싱전략과 보유한 IP의 가치를 AI로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변하는 글로벌 규제(특히 SEP와 AI 관련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야할 것이다.
넷째, 새로운 지식재산 거버넌스 이슈와 중소기업 기술안보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지식재산처 출범으로 분쟁대응·정책총괄 기능이 강화된 가운데 IP거버넌스를 재편하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식재산처가 국가 지식재산정책의 총괄부처로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융합 및 기술·산업·법제·금융이 연결되는 IP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지식재산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개편작업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러한 거버넌스 이슈와 기술안보·스타트업 보호 강화 기조가 맞물리면서 관련 집행·입법 과제가 동시에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26년 정책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스타트업 기술탈취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 것을 계기로 '경제안보' 이슈로 상향되면서, 관련법상 형사·행정 제재 수준의 상향과 집행체계 재검토가 범부처 차원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WIPO의 동향과 국제조약 가입 검토도 주목해 보아야 한다.
WIPO는 2026/27년 사업계획에서 IP를 기후변화·식량안보·보건 등 SDGs의제7)와 연계하고, IP 경쟁정책·디지털 주권 논의를 심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WIPO World IP Report 2026 출시8)를 계기로 AI·그린 IP 국제 기준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WIPO는 2024년 5월 채택된 '유전자원 및 관련 전통지식에 관한 WIPO 조약'의 후속 조치와 이행9) 및 2024년 11월 리야드에서 채택된 새로운 디자인법 조약을 통해 글로벌 디자인 보호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있다. WIPO는 2026/27년에도 글로벌 IP 시스템·데이터베이스·분쟁조정센터 활용 확대와, 중소기업·스타트업 대상 IP 활용 지원을 핵심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에 부응하여 지식재산처도 절차편의성을 도모하기 위한 특허법조약 가입과 디자인법조약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주석
- 1) AI를 활용해 창작했을 경우, 해당 인간이 발명의 핵심 개념(Conception)이나 저작물의 창작적 표현에 실질적, 상당한 기여(Significant Contribution)를 했음을 증명해야 한다.
- 2)AI 사용 경위의 기록은 도구 사용의 구체적 내용(데이터 준비, 프롬프트 설계, 결과 선택·수정 등) 중심으로 기록하여 인간이 개입한 창작성과 발명 conception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 3) USPTO는 2025년 11.29일 발표한 'AI 보조 발명의 발명자성에 관한 개정 지침(Revised Inventorship Guidance for AI-assisted inventions; (Docket No. PTO-P-2025-0014))'을 통해 AI와 관련된 특허 요건을 명확히 했다.
- 4) 지식재산처(구 특허청)는 현재 'AI 발명'에 대한 심사실무가이드는 마련해 두었지만, 미국 USPTO처럼 AI 보조 발명에 특화된 '발명자 판단 가이드라인'은 아직 공식 제정하지 않았고 연구·준비 단계에 있다
- 5) 데이터 프라버넌스란 데이터가 다양한 프로세스와 변환을 거치며 이동함에 따라 그 메타데이터를 캡처하여 데이터의 출처를 자세히 설명하는 기록이다. AI·데이터 생태계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프라버넌스를 "데이터 거버넌스의 보편 규범"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업종 전반에 적용 가능한 공통 프레임워크가 개발되고 있다.
- 6) 중국 법원도 글로벌 특허 분쟁의 중심지가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표준필수특허(SEP)와 관련해 글로벌 라이선스 요율을 직접 결정하려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으며 사법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 7)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의제설정은 2015년 9월 UN 총회에서 193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2030 지속가능발전 의제(Transforming our world: the 2030 Agenda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의 핵심 내용이다.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전 세계가 공동으로 달성해야 할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를 골자로 하고 있다.
- 8) 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6(WIPR 2026)은 "Technology on the Move"라는 부제의 연례 보고서로, 오는 2월 17일 제네바에서 오픈될 것으로 보이고 기술 확산·전파가 혁신 주도 성장에 미치는 역할과 IP 정책의 함의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9) 2026년까지 조약의 발효를 목표로 각국(15개국 이상 비준, 가입 필요)의 비준 및 가입 현황 점검 및 국내법 반영을 통한 수용절차 체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추이를 지켜보며 아직 관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