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첨단기술보호와 지식재산
글:홍준호 교수(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첨단기술보호와 지식재산
최근 인공지능 및 양자컴퓨팅 등 신유형의 과학기술들이 전 산업·사회 분야에 적용됨에 따라 산업 진흥 및 신산업 발굴 등 산업적 패러다임이 대전환되고 있으며, 인공지능, 반도체, 양자기술 등 첨단기술은 이제 한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넘어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작용되고 있다. 그로 인해 첨단기술은 단순한 연구성과를 넘어 산업 전반의 생태계를 재편하며, 국가경쟁력과 국가안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국가적 전략 자산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의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첨단기술을 탈취 및 위협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사이버공격을 통한 기술유출, 전략적 M&A 등으로 인해 주요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기술들이 타 국가로 유출되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또한 첨단기술들이 해외로 유출되며, 국가의 공급망, 안전, 경제, 안보 등에도 악영향을 주게 되었다. 따라서 단기적 관점에서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위협으로 번질 수 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등장하며 반도체, AI 등 첨단기술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로 부상하면서, 경제 및 기술 안보동맹 블록화 및 디커플링 등이 가속화 되고 있으며, 친특허, 수출통제 등의 정책을 통해 기존과 달리 더욱 강화된 기술패권 경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첨단기술 유출 범죄에 있어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핵심은 바로 지식재산권이다. 지식재산은 단순한 기술개발의 부산물이 아닌 기술을 법적으로 보호하며, 산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초적인 제도이다. 이처럼 첨단기술은 특허, 영업비밀, 저작권, 디자인 등 다양한 형태인 유·무형의 자산 형태로 등장함에 따라 첨단기술 유출을 방지하며 부정경쟁행위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강력한 보호체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국들은 지식재산을 중심으로 첨단기술을 누가 먼저 확보하고 어떻게 보호하는지가 국가 안보와 직결됨에 따라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첨단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식재산을 사후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첨단기술 유출 사례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패권 시대에 맞춰 우리나라 역시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지식재산 중심의 정책들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국가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대검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등 첨단기술 유출 범죄 피해액은 최근 5년간 23조원으로 추산되며, 첨단기술 유출 피해가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검찰은 2022년 9월부터 2025년 5월까지 2년 8개월 동안 직접 수사로 기술유출 사범 226명을 입건하고 73명을 구속기소하며, 이들로부터 환수한 범죄수익은 약 1238억원으로 확인되었다. 이처럼 첨단기술 분야의 피해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기술유출 사범 또한 늘어나고 있으며 정부는 첨단기술 유출 대응을 위해 범부처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범죄수익 환수 금액 등은 피해액 대비 여전히 낮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로 인해 첨단기술이 유출될 경우, 국가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피해복구 또한 장·단기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점들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첨단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보 위협은 물론 국내 산업분야의 생존력을 저해하는 요소로도 작용될 수 있다.
미국은 백악관을 중심으로 미국 내 지식재산 관련 정책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식재산 집행조정관을 두고 있다. 미국 지식재산 집행조정관은 대통령에게 지식재산 침해 및 수출통제 등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며, 내각 부처 및 기관과 협력을 통해 미국 지식재산 정책 및 전략에 대해 광범위하게 관리 및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로 인해 생성형AI 등 융합된 첨단기술 산업 분야에 있어 지식재산 정책을 일원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정책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지식재산기본법에 근거하여 일본 지식재산전략본부의 본부장을 총리가 겸임하며 일본의 지식재산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로 인해 일본 내 내각부 등을 중심으로 일본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 투자 및 활용, 보호 등에 대한 일원화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또한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외자기업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2024년 중국은 ‘지식재산 강국 건설 전략’ 발표를 통해 6개 중점과제 및 14개 세부과제로 구성된 지식재산 정책을 발표하였다. 해당 과제들에서는 악의적인 지식재산 출원단속 등 지식재산 보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들을 수립한 바 있다. 나아가 중국은 지식재산 관련 법과 규정을 강화하며, 중국 지식재산국이 국무원 직속 기관으로 재편하여 중국 내 지식재산 관련 정책 관리체계를 효과적으로 개선한 바 있다. 이처럼 주요국들은 정부 중심의 지식재산 정책을 일원화하며, 기술유출 방지 등을 위해 지식재산 보호 중심의 정책들을 수립하며, 지식재산 정책 체계를 통합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특허청, 문체부 등 분산된 지식재산 정책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로 인해 부처 간 정책 중복 이슈, 비효율적 예산배분 이슈 등 지속적인 문제들만 존재하고 있다.
최근 생성형AI,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활용한 첨단기술 침해 범죄 수법들이 지능화·고도화되며, 이에 따른 국가적 지식재산 중심 보호체계를 강화하는 정책 동향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첨단기술 보호 등을 위해 지식재산 중심의 통합적 정책은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첨단기술은 국가경제 및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요소이다. 주요국들은 공급망 재편, 기술 보호 정책을 강화하며, 지식재산 정책을 통합적 운영하여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한다. 단편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는 반도체 등 첨단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이에 대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국가로 볼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 수출 의존도 및 통합적인 지식재산 중심의 기술보호 정책 전략을 보유하지 못한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또한 첨단기술 보호 등을 위해 통합된 지식재산 전략 컨트롤타워 신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처별로 분산된 지식재산 정책을 일원화하여, 통합적인 국가 지식재산 정책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 통합적인 지식재산 정책 등을 통해 첨단기술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지식재산을 보호 및 활용할 수 있는 체계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는 지식재산권을 중심으로 첨단기술 보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국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요소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