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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식재산연구원 웹진 2026년 4월호

주제글:기술사업화와 지식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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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기술사업화의 또 다른 주인공, IP서비스업계에 관심을!

글:이준성 변리사 (준성특허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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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19일 '발명의 날'이 되면 우리는 세상을 바꿀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그러나 변리사로서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누구나 인정할 만한 훌륭한 발명도 실제 시장에서 사랑받는 제품이나 서비스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발명가들이 묻습니다. "이토록 좋은 기술인데, 왜 사람들에게 쉽게 선택되지 못할까요?"

저는 그 이유를 때로는 '지나친 의욕'에서 찾곤 합니다. 초보 요리사가 귀한 재료에 너무 많은 양념을 더해 오히려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치듯, 기술사업화 역시 기술 그 자체에만 지나치게 몰입하면 정작 시장이 원하는 방향에서 벗어나기 쉽습니다.

발명가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장 정교하고 완벽하게 구현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시장이 원하는 것은 언제나 가장 복잡하고 정교한 기술만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지금 자신의 문제를 적절한 가격과 편리한 방식으로 해결해 줄 제품이나 서비스를 원합니다. 연구실에서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만 몰두한 나머지, 정작 시장이 요구하는 현실적인 기준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냉정한 심사관의 눈으로 기술의 차별성을 점검하고, 소비자의 시선으로 제품의 편의성과 매력을 살펴봐야 합니다. 나아가 경쟁사가 어떤 방식으로 더 나은 해법을 내놓을지도 미리 고민해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만들었는가"라는 관점에 머무르지 않고, "시장은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선을 넓힐 때 비로소 발명은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대기업의 제조 경쟁력과 K-콘텐츠를 바탕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혁신 국가입니다. 그러나 미래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K-스타트업은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우리는 왜 방탄소년단(BTS)이나 삼성과 같은 세계적 성공 사례를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더 자주 보지 못하는 것일까요?

물론 우리나라만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정부지원사업이 많은 국가도 드뭅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K-스타트업은 정부지원사업에 익숙해진 나머지, 국내에서만 통하는 방식이나 내수 중심의 사고에 머무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더 큰 시장에서 통할 수 있도록 제품과 전략을 유연하게 다듬고, 외부와의 협업에도 열린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기술의 우수성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글로벌 시장과 고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이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더 큰 기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정부는 매년 세계적인 유니콘 스타트업을 키우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중요한 동반자인 IP 서비스 산업을 함께 키우겠다는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입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IP 서비스기업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기술사업화의 현장에서는 스타트업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IP 서비스 업계 역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말입니다.

좋은 기술이 시장에서 힘을 가지려면 그 기술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가장 적절한 보호 전략과 사업화 방향을 설계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저는 그 역할을 'IP 수석 셰프'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좋은 재료가 뛰어난 요리사의 손을 거쳐 비로소 훌륭한 요리로 완성되듯, 강한 특허와 사업화 전략도 결국 변리사와 같은 전문가의 통찰과 전략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특허를 단순한 서류 작업이나 '종이 한 장' 정도로 여기는 현실이 계속된다면, 우리 지식재산 생태계는 오히려 활력을 잃어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IP 수석 셰프'가 탄생하고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저가 수임 관행이 고착되고, IP 서비스의 전문성이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스타트업과 발명가, 나아가 국가 혁신 생태계 전체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것만큼이나, 이들과 함께 일하는 IP 서비스 전문가들을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IP 서비스 산업을 선진화하고, 전문성이 제대로 평가받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든든하게 뒷받침되어야 스타트업도 더 큰 글로벌 시장을 향해 자신 있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기술사업화는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닙니다. 발명의 날을 맞아 우리가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은 기술의 화려함 자체보다, 그 기술이 세상에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어쩌면 발명을 할 때부터 기술의 수요자뿐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최종 소비자를 함께 고려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더 나아가 발명을 IP화하는 단계에서부터 BM, 즉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과한 양념을 덜어내고 재료 본연의 가치를 살리듯, 기술도 시장의 변화에 맞게 유연하게 다듬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IP 전문가가 단순한 서류 작성자가 아니라 기술사업화의 전략적 동반자로 함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발명이 좋은 사업으로, 나아가 세계 시장에서 사랑받는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 이제는 기술사업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IP서비스업계에도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 본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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