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준성 변리사 (준성특허법률사무소 / (주)아이피스트(IPIST))

- 현) 준성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 현) 주식회사 아이피스트(IPIST) 대표이사
- 전) 국무총리실/특허청 사무관
- 전) 삼성전자 반도체 책임연구원
- Aalto University (Finland) MBA(기업가정신)
- UC. Berkeley, EECS & BioEngineering Post. Doc.
- KAIST 재료공학과 학사/석사/박사
질문1.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발명이 좋아 엔지니어가 되었고, 그 발명을 지켜주고 싶어 변리사가 된 이준성입니다. 지금도 저를 가장 설레게 하는 순간은 누군가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처음 마주할 때입니다. 그 아이디어가 단순한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술과 사업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것. 그것이 제가 현장에서 계속 고민하고, 또 도전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질문2. 반도체 개발, 심사관, R&D 정책 참여 등 공학과 지식재산을 아우르는 경력을 갖고 계신데, 기술을 실제 사업화로 연결하는 각 과정에서 지식재산이 갖는 의미와 역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술을 사업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지식재산은 흔히 '특허증'이라는 결과물로만 이해되곤 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지식재산의 본질은 훨씬 더 입체적입니다.
저는 지식재산을 종종 '땅'에 비유합니다. 아무리 비옥한 땅이라도 위치가 나쁘거나 길이 없는 맹지라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또 내 땅인 줄 알고 건물을 지었는데 알고 보니 남의 땅이라면, 그 노력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식재산은 내 기술이 '내 것'임을 명확히 하고, 그 위에 사업이라는 건물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멈추면 부족합니다. 지식재산은 단순한 보호 장치를 넘어, 기술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방향을 설계하는 역할까지 해야 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소비자의 습관과 맞지 않으면 선택받기 어렵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누군가 실제로 쓰고 싶어지는 형태로 재구성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식재산은 어떤 기능이 핵심이 되어야 하는지, 어디에서 경쟁이 벌어질지, 무엇이 고객에게 선택받는 가치가 될지를 구조적으로 정리해주는 기준이 됩니다.
좋은 땅은 단순히 넓은 땅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고 흐름이 생기는 자리입니다. 마찬가지로 좋은 지식재산은 단순히 많은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시장의 흐름 위에 제대로 자리 잡도록 돕는 설계도에 가깝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식재산은 평소에는 비용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성장하고, 경쟁과 분쟁이 현실이 되는 순간 그 가치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때 지식재산은 일종의 '보험'처럼 작동하며, 기업이 쌓아온 성과를 지켜주는 마지막 방어선이 됩니다.
결국 기술이 발명에 머무르느냐, 시장 속에서 선택받는 혁신으로 이어지느냐는 그 사이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중간 과정을 지식재산이 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3. 중소기업의 기술 보호와 지식재산 활용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현장에서 보시기에 기업이 지식재산을 경쟁력으로 연결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전략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쓸모없는 맹지에 말뚝을 박기보다, 사업의 길목에 건물을 세워야 합니다."
많은 중소기업이 특허 몇 건만으로 기술 보호와 경쟁력을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관리되지 않는 특허는 유지비만 발생하는 '황무지'가 되기 쉽습니다. 지식재산을 실제 경쟁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중요합니다.
첫째, '맹지'가 아닌 '길목'을 선점해야 합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특허라도 시장과 연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경쟁사가 반드시 지나야 하는 핵심 공정이나 흐름, 즉 '길목'을 확보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기술이 아니라, '시장과 경쟁이 집중되는 지점'을 읽는 것입니다.
둘째, 특허 위에 '사업'을 계속 쌓아야 합니다. 초기 발명에 머무르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제품이 발전할 때마다 특허도 함께 확장하고 보완해야 합니다. 후속 개량 기술, 제조 공정, 데이터, 서비스 모델, 사용자 경험까지 단계적으로 권리화할 때 비로소 경쟁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사업의 기반이 만들어집니다.
셋째, IP는 공격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준비입니다. 특허로 직접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 지식재산의 진짜 가치는 성공 이후 이를 지켜내는 과정에서 드러납니다. 평소에는 부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위기의 순간 기업을 지탱하는 것은 결국 준비된 IP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허의 개수가 아닙니다. 내 사업이 어디에서 경쟁하게 될지, 경쟁사가 반드시 지나야 할 길목은 어디인지, 그리고 그 지점을 어떻게 지식재산으로 확보할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중소기업에게 IP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전략적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질문4. 끝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기술사업화의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결국 시장은 '좋은 기술' 자체보다 '선택되는 결과'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점입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개발한 기술이라도 사용자의 관점에서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으면 그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더 많은 기술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기술을 시장에서 어떤 형태로 작동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발명을 할 때부터 기술의 수요자뿐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최종 소비자를 함께 고려해야 하고, 발명을 IP화하는 단계에서부터 BM, 즉 비즈니스 모델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지식재산은 그 과정에서 기술의 방향을 정리하고, 이후의 경쟁 속에서 그 결과를 지탱하는 기반이 됩니다. 좋은 기술이 좋은 사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 자체의 완성도뿐 아니라, 시장에서 선택받을 수 있는 형태로 다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발명의 날을 맞아 많은 발명가와 기업들이 자신의 기술을 다시 한 번 돌아보셨으면 합니다. 더 많은 발명이 단순한 아이디어에 머무르지 않고, 시장에서 사랑받는 제품과 서비스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식재산이 기술과 사업을 잇는 든든한 다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