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바이오시밀러와 지식재산권의 균형: 혁신과 의약품 접근권 사이에서
글:법무법인(유) 율촌 윤경애 변리사
최근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2022년 286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연평균 17.8% 성장해 2028년에는 765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1)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와 함께 의료비 절감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자리 잡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동등한 효능을 지니면서도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됨으로써,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발전은 지식재산권 제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개발사들의 특허권과 자료독점권은 혁신을 촉진하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다. 그러나 이러한 독점권이 과도하게 유지될 경우,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이 지연되어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이 저해될 수 있다.
따라서, 혁신을 촉진하면서도 의약품 접근성을 보장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지식재산권 제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바이오시밀러와 지식재산권의 관계에서 주요 쟁점과 규제 환경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유럽의 규제 체계와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산업 현황을 비교하여,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바이오시밀러와 지식재산권2)의 관계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성장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25년까지 19개, 2026년부터 2032년까지 39개의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며,3) 이는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에게 시장 진입의 기회를 제공한다. 2023년 미국에서 휴미라의 특허 만료를 시작으로 2024년 졸레어, 심퍼니가 특허 만료되고 2028년 키트루다 등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임박하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4)
그러나 오리지널 제약사들은 '에버그리닝' 전략을 통해 특허 보호 기간을 연장하려 한다. 이에 대응하여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은 특허 무효 소송이나 특허 회피 설계 등의 전략을 사용한다. 바이오의약품 특허소송의 결과로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이 지연된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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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휴미라(adalimumab: 항류마티스제, WHO 필수의약품)
휴미라의 주요 물질특허는 2016년에 만료되었지만, 애브비의 광범위한 특허 포트폴리오와 소송 전략으로 인해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시장 진입이 2023년 1월까지 물질특허 만료 후 약 7년간 지연되었다. 애브비는 이 기간 동안 연간 약 200억 달러의 매출을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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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엔브렐(etanercept: 류마티스질환치료제, WHO 필수의약품)
엔브렐의 경우, 주요 물질특허가 2010년에 만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29년까지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시장 진입이 차단될 가능성이 있다. 암젠은 엔브렐에 대해 최소 57개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 중 19개 이상의 특허가 발행되거나 계류 중이다. 이로 인해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이 물질특허 만료 후 약 19년 동안 지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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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아일리아(aplicept: 황반변성치료제)
아일리아의 경우, 미국 내 물질특허가 2023년 5월에 만료되었지만, 리제네론의 적극적인 특허 전략으로 인해 바이오시밀러의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리제네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여러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으며, 일부 기업의 제품 출시를 막는 예비 금지명령을 받아냈다.
특허 외에도 자료독점권(data exclusivity)5)은 바이오의약품의 주요 이슈이며 각 국의 바이오의약품 자료독점권의 기간 및 관련 법령은 아래의 표와 같다.
| 미국 | 2010 | 12년 | 생물의약품 가격경쟁과 혁신법(BPCIA) 21 CFR 314.108 |
있음(첫 번째 바이오시밀러 → 1년) |
| 유럽 | 2004 | 8년 데이터 보호 + 2년 시장 보호 + 1년 추가 가능 (총 최대 11년) |
규정(EC) No 726/2004 및 지침 2001/83/EC | 없음 |
| 일본 | 2009 | 8년(재심사 기간으로 사실상의 자료독점권 기능) | 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품질, 유효성 및 안전성 확보 등에 관한 법률 | 없음 |
| 중국 | 미도입 | 12년(제안된 법안, 아직 미채택) | 약품시험데이터보호실시방법(시행)(초안) | 없음 |
| 한국 | 1995 | 신약 등 4~6년(재심사기간으로 자료독점권 기능) | · | 없음 |
| 2025(예정) | 신약: 6년, 희귀의약품: 10년(+소아적응증 추가 시 1년 연장) → 자료독점권 체계 확립 |
약사법 개정안(2025.2.21. 도입 예정) | 없음 |
각 국가의 자료독점권 제도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중국과 유럽에서는 최근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이다. 미국의 12년 자료독점권은 바이오의약품 연구 개발을 집중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지연시켜 경쟁을 저해시킬 수 있다. 따라서 혁신 장려와 의약품 접근권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유럽의 바이오시밀러 규제 사례
유럽은 바이오시밀러 규제의 선구자로, 2003년 세계 최초로 바이오시밀러 승인 프레임워크를 수립했고, 2006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인 Omnitrope6)를 승인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바이오시밀러를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엄격한 기준(품질, 안전성, 유효성)으로 평가한다.
유럽의 바이오시밀러 규제의 특징:
- ① 중앙집중식 승인 절차: EMA를 통해 모든 EU 회원국에서 동시 승인
- ② 유연한 임상시험: 상황에 따라 일부 임상시험 면제 가능
- ③ 상호교환성 인정: EMA가 과학적 관점에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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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SPC waiver 규정7): 2019년 7월부터 도입,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제조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유럽내 의약품 제조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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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용 제조: SPC 보호 기간 동안 바이오시밀러를 EU 외 국가로 수출하기 위해 제조할 수 있다. 이 면제는 SPC의 전체 보호 기간 동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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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및 비축: SPC 만료 전 마지막 6개월 동안, EU 시장에 즉시 출시하기 위한 제품을 저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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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 대상: 이 규정은 2019년 7월 1일 이후 신청된 SPC에 적용되며, 이전에 발급된 SPC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2022년 7월 2일부터는 기존 SPC에 대한 면제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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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혁신적 규제 환경은 바이오시밀러의 개발과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산업 현황과 과제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 ① R&D 투자 확대: 바이오베터 개발 등 차세대 바이오시밀러 기술
- ② 생산 역량 강화: CMO 능력 확대 및 원부자재 국산화
- ③ 규제 환경 개선: 혁신 촉진 제도와 국제 규제
- ④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시장별 맞춤형 전략 수립
- ⑤ 인재 양성: 생산, 임상, 규제과학, IT-BT 융복합 분야 전문인력 양성
이러한 과제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한국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 ① 차세대 바이오시밀러(바이오베터) 개발
- ② 제조 공정 혁신
- ③ AI와 빅데이터 활용
- ④ 바이오시밀러 특화 플랫폼 기술 개발
- ⑤ 품질 관리 기술 향상
- ⑥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혁신 장려와 접근성 보장 사이의 균형을 맞춘 지식재산권 제도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 ① 특허 품질 향상: 혁신적인 기술에만 특허 부여, '에버그리닝' 전략 제한
- ② 자료독점권 기간 적정화: 혁신 장려와 의약품 접근권 균형 고려
- ③ 특허 분쟁 해결 절차 효율화: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 지연 최소화
- ④ SPC waiver 제도 도입 검토: 유럽의 SPC waiver 제도 참조하여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경쟁력 강화
- ⑤ 국제 협력 강화: 바이오시밀러 규제의 국제적 조화 추진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의료비 절감과 의약품 접근권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한국은 유럽의 규제를 참고하여, 제도적, 기술적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 기업, 학계의 협력을 통해 균형 잡힌 지식재산권 제도와 기술 혁신을 실현한다면, 한국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어 환자 삶의 질 향상과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 본 기고문의 내용은 기고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법무법인 율촌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참고
- 1)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현황 및 매출전망, 2023.10.30, Vol. 62. 한국바이오산업정보서비스, 한국바이오협회(https://www.kbiois.or.kr/portal/compose/briefs/surveyBulletinPage.do)
- 2) 지식재산권은 보호 목적을 기준으로, (i)산업재산권(특허권, 실용신안권, 상표권, 디자인권 등), (ii)문화예술분야의 창작물과 관련된 저작권, (iii)신지식재산권(컴퓨터 프로그램, 반도체 배치설계, 데이터베이스, 영업비밀 등)으로 나눈다. 의약품 관련 지식재산권은 허가-특허 연계제도, 특정 공중보건조치에 관한 양해, 의약품 자료독점권, 의약품 시판허가 지연으로 인한 특허기간 연장, 시판허가 신청 목적의 특허물질의 사용이 있다.
- 3)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바이오시밀러, ISSUE Briefing 2022.9.5. 한국바이오협회.
- 4) 블록버스터 바이오 줄줄이 특허만료...시밀러 시장 경쟁 돌입, 2024.10.11, 히트뉴스, http://www.hi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077
- 5) 자료독점권은 후발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자의 임상 시험 자료를 함부로 원용하지 못하도록 배타적인 지위를 인정하여 후발제약사들의 부당한 무임승차를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박준석, "의약(醫藥)에 관한 특허법의 통합적 검토 - 유전자원(遺傳資源)의 문제를 포함하여", 저스티스, 통권 제128호(2012), 251.
- 6) Omnitrope는 성장호르몬 somatropin의 바이오시밀러로 산도즈(Sandoz)가 개발했다.
- 7) REGULATION (EU) 2019/933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20 May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