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담보대출 시스템의
향후 발전을 위한 제언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 유시훈 선임심사역 / 변리사
본문
IP 금융은 특허, 상표, 디자인,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자금을 융통하는 금융 활동이다. 다시 말하면, 기업들이 보유한 지식재산을 평가하고, 이를 담보로 대출, 투자, 보증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정부 주도로 IP 금융이 성장하고 있으며, 2018년 지식재산 금융 활성화 종합대책 발표1)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세에 있다. 2024년 8월 기준 IP 금융 누적 규모가 1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되며2) 정부는 이를 2027년까지 23조 원으로 확대할 계획3)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의 IP 금융은 크게 IP 보증, IP 투자, IP 담보대출로 나눌 수 있으며, 그중 IP 담보대출은 기업이 보유한 IP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가장 직접적인 금융 활동이다. IP 담보대출은 채무 불이행 시 담보물의 환가를 통해 채무를 보전하는 구조로, 여느 담보대출처럼 은행 입장에서는 담보물의 환금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IP는 부동산과 달리 거래시장이 성숙하지 않았고, 경매나 공매 절차로도 환가하기 매우 어려워 초기에는 은행들이 IP 담보대출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서는 IP 담보 회수지원기구가 출범했다. 회수지원기구는 IP 담보대출을 실행한 중소기업이 상환채무를 불이행하는 경우 은행이 담보 IP를 매각하여 잔존하는 채무액의 일부를 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나아가, 매입된 담보 IP를 또다른 수요자들에게 매각하는 등 수익화 활동을 통하여 IP 담보대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한다. 회수지원사업의 출연금은 주기적으로 보충되는 정부와 참여은행들의 출연금으로 구성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적정 범위에서 출연금이 유지 혹은 증가하여 자생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IP 담보대출의 자생적 운영을 위한 개선 방안과 정책적 제언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담보 IP의 가치평가 금액과 매각 금액의 현실화
현재 담보 IP의 가치는 주로 로열티공제법을 통해 평가된다. 로열티공제법이란, IP의 경제적 수명 동안 사업화된 제품의 예상 매출액, 그리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로열티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특허권은 특정 제품에만 적용되어 다른 제품에까지 일반적으로 그 특허권이 적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또한, 한국 특허권만으로 로열티가 산정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도 있다. 회수지원기구가 담보 IP를 매입한 이후 다른 수요자에게 매각하고자 할 때, 담보 IP 자체의 가치에 기반한 것이 아닌 그 수요자의 매출액에 기반하여 담보 IP의 가격을 매기는 것도 현실적으로 상정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대출 시 평가된 담보 IP의 금액은 실제 매각 금액과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담보 IP가 적용된 원 특허권자의 사업에 대한 권리(마치 권리금의 형태로)나 기술지도가 함께 거래되는 경우에는 이러한 괴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은행이 담보물을 환가하는 시점에는 원 특허권자의 사업이 어려워져 채무 불이행이 발생한 다음이므로, 그러한 방법 역시 구상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대출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IP 가치평가 모델을 현실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겠다. 예를 들면, 사업화 제품을 특정 및 국내시장에 한정하여 매출을 산정하도록 하고, 매출에 기여하는 가치요소를 다양하게 구성함으로써 특허권의 기여도를 보수적으로 평가하도록 하고, IP 자체의 거래 가능성과 시장에서 특허가 커버할 수 있는 범위 등을 보다 중점적으로 반영하는 평가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해외 IP의 담보 필요성
IP 담보대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국의 IP뿐만 아니라 해외 IP도 담보물로 인정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IP가 거래될 때에는 패밀리 단위로 이루어지며, 수요자들에게도 마케팅이 용이하다. 또한, 수출기업이라면 해외 IP 역시 매출에 기여하므로 이러한 접근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자생적인 IP 담보대출 시스템을 위해서는 해외 IP가 함께 담보물로 인정되어야 한다. 물론 각 국가의 IP 담보 제도, 그 등록 절차 및 효력이 상이하기 때문에 은행에서 이를 취급하고 관리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복잡한 절차를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해외 IP 담보 추진 TF를 마련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허권 외 IP의 담보 필요성
IP 담보대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특허권뿐만 아니라 상표권, 디자인권, 저작권 등 다양한 지식재산권을 담보 자산으로 포함할 필요가 있다. 상표권과 디자인권은 기술적 사상이 아닌 시청각적 요소이고, 저작권 역시 콘텐츠에 연관되므로 사업화과 직관적이고 용이한 IP이다. 하나의 사업화된 제품에는 기술뿐만 아니라 신용이 반영된 상표, 외형을 보호하는 디자인 등 여러 가지 IP가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사업화 제품에 적용된 다양한 IP를 담보로 인정한다면 담보 IP의 가치를 현실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고 IP 담보대출의 규모도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IP 담보권자의 지위 안정성 강화
IP 담보대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담보권자의 법적 지위가 명확히 보장되어야 한다. 현재 동산채권담보법에 따라 IP 담보권이 설정되고 있지만, IP와 같은 무형자산에 대한 담보권 설정과 실행에 관한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식재산권담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담보권자의 권리행사 등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식재산 관련 법률을 보완하거나, 지식재산담보법을 별도로 신설하는 등의 입법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IP 담보대출 시스템의 성공적인 운영과 자생적인 성장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부와 민간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IP 금융은 기업들의 혁신과 성장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IP 담보대출 시스템의 발전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면서 기업들에게 자금 확보의 새로운 길을 제공하며, 나아가 국가 경제와 산업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을 기대해본다.
주석
- 1) 지식재산(IP) 금융 활성화 종합대책 발표, 금융위원회 (2018)
- 2) https://www.yna.co.kr/view/AKR20241016045200063?input=1195m
- 2) https://www.etnews.com/2023111300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