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원과 전통지식 보호를 위한 출처공개제도 조약 채택

김영모(한국지식재산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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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GC 출범과 조약 채택의 배경

2024년 5월 24일, 27번째 지식재산 관련 국제조약이 채택되었다. WIPO Treaty on Intellectual Property Genetic Resources and Associated Traditional Knowledge(이하 WIPO 조약)이 바로 그것이다. 2000년 4월, 유전자원에 관하여 제공국과 이용국 사이의 이익공유 방안 및 실질적인 보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식재산, 유전자원, 전통지식 및 민간 전승물에 관한 정부간위원회(Intergovernmental Committee on Intellectual Property and Genetic Resources, Traditional Knowledge and Folklore, 이하 IGC)"이 출범되어 2001년 제1차 IGC가 실시된 이후 23년 만에 도달한 결론이다.

5월 13일부터 24일까지 실시되었던 외교회의에는 193개국 WIPO 회원국, EU 등의 정부 간 기구, NGO 등이 참석하였고, 우리나라는 윤성덕 대사를 단장으로 하여 제네바 대표부, 특허청 그리고 한국지식재산연구원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참석하였다. 조약은 만장일치(consensus)로 채택되었고, 141개의 참여국이 최종안(final act)에 서명하였으며1), 북한, 브라질을 포함한 36개국이 현재 가입을 위한 서명을 완료한 상태이다.2) 조약 발효요건인 15개국 이상의 국가가 이미 가입을 위한 서명을 마친 상태로 국가별 상황은 상이할 수 있으나 1~2년 내에는 15개 이상의 비준서가 WIPO 사무국에 기탁될 것이라 전망된다. 출처공개제도는 가까운 미래에 하나의 국제적 기준으로써 탄생될 것이다.

2. 조약의 주요 내용

가. 출처공개의무 조건(유전자원과 청구된 발명의 관계)

WIPO 조약 제3.1조에 따르면 청구된 발명이 유전자원에 "기반을 두는" 경우 출처공개 의무가 발생한다.3) 여기서 "기반을 두는"이란 출처공개의무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유전자원이 청구된 발명에 필요하여야 하며, 청구된 발명이 유전자원의 특정 성질에 의존적이어야 한다는 의미이다.4) "유전자원이 청구된 발명에 필요한 경우"란 현실적으로 해당 유전자원이 없었더라면 해당 청구된 발명이 이루어질 수 없는 정도에 이르는 이용을 의미하는 것을 의미하며, "청구된 발명이 유전자원의 특정 성질에 의존적"이란 나고야 의정서 제2조 제(c)항의 "유전자원의 이용" 정의를 준용하여 '유전자원의 여러 유전적 또는 생화학적 구성성분에 관한 연구개발을 통해 해당 유전자원의 특정 구성요소가 이용되는 것'을 의미한다.5)

나. 공개 정보(원산국과 출처)

우선적으로 원산국을 공개해야 한다.6) 유전자원 "원산국"이란 "해당 유전자원을 현지 내(in-situ) 상태로 사용하고 있는 국가"를 의미한다.7) 여기서 "현지 내(in-situ) 상태"의 의미는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을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유전자원이 생태계 및 자연서식지에서 존재하는 상태를 말한다. 사육종 또는 배양종의 경우, 그들이 그들의 고유한 특성을 발전시킨 주위환경에 유전자원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8) 그러므로 원산국이란 ① 해당 유전자원이 자연생태계에서 자연서식하고 있는 국가 또는 ② 논이나 밭 등과 같은 인위적인 장소에서 사육되거나 배양되는 종이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을 발전시킨 경우에는 해당 인위적 장소의 지리적 위치가 원산국으로 정리될 수 있다.9)

원산국의 정보를 공개할 수 없는 경우엔 "출처"를 공개해야 한다. 유전자원 "출처"란 연구센터, 유전자은행, 식량농업 식물유전자원에 관한 국제조약(International Treaty on Plant Genetic Resources for Food and Agriculture, ITPGRFA)의 다자간 시스템 또는 기타 유전자원의 현지 외(ex-situ) 수집 또는 보관소와 같이 출원인이 유전자원을 실질적으로 획득한 모든 출처를 의미한다.10)

다. 불이행에 대한 제재 및 수단

출처공개 불이행 또는 공개 내용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 보정의 기회를 제공받는다.11) 보정의 기회는 출원인과 특허권자 모두에게 제공되는 것으로 출원 절차에 있어 보정뿐만 아니라 등록된 특허에 대한 보정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출처공개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이 고의나 기망에 의한 것인 경우 보정의 기회를 받을 수 없다.12)

보정의 기회에도 불구하고 출처공개의무가 충족되지 못한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으나, 특허권 자체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제재(무효, 취소 등)를 가할 수 없다.13) 단, 불이행이 기망에 의한 것인 경우 상기 제재를 받을 수 있다.14)

3. 조약의 평가 및 전망

WIPO 조약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며, 끝이 아닌 시작이다. 출처공개제도는 사전통고승인(PIC), 상호합의조건(MAT)과 함께 이익공유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즉, 이익공유 의무자를 특정·확보하기 위해서 유전자원 이용 현황에 관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그러나 동 조약은 실질적인 의미보다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 생물자원부국이자 제공국 그리고 원주민과 지역공동체(Indigenous People and Local Community, IPLC)들은 23년 만에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어 조약이 채택되었다는 평가와 함께 긍정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전 세계 출원량의 약 84.9%를 담당하고 있는 IP515) 전부의 가입 가능성은 낮은 상황16) 속에서 WIPO 조약이 발효되는 경우라 할지라도 출원인에게 있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되지 않을 것이라 전망된다. 개도국들 역시 이러한 전망을 공감하고 있음을 외교회의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출처공개제도를 활성화하기에 WIPO 조약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한 결국, 다양한 다자조약과 양자조약을 통해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므로 11월에 개최되는 디자인법조약(DLT)17) 채택 관련 외교회의와 전통지식·전통문화표현물에 관한 IGC에서 출처공개 이슈가 뜨겁게 다루어질 것이며, TRIPs와 FTA 논의에서 다루어질 가능성 역시 매우 높다.

  • 1) 미국은 서명하지 않았는데, 이는 자국의 제약업계의 강한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용국 입장이 강한 우리나라와 일본은 최종안에 서명하였다.
  • 2) 제65차 WIPO 총회 보고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총 36개의 국가가 가입을 서명을 완료한 상태이다.
  • 3) WIPO, "WIPO Treaty on Intellectual Property, Genetic Resources and Associated Traditional Knowledge" (WIPO/GRATKF/DC/7, May 24, 2024)", Article 3.1, p.4. WIPO, https://www.wipo.int/edocs/mdocs/diplconf/en/gratk_dc/gratk_dc_9_prov.pdf, 검색일: 2024. 7. 20.
  • 4) WIPO, supra note 3, Article 2, p.3.
  • 5) 김영모, "유전자원 출처공개 의무화에 관한 협상쟁점 연구", 「지식재산연구」, 19권 2호(2024), 81면.
  • 6) WIPO, supra note 3, Article 3.1(a), p.4.
  • 7) WIPO, supra note 3, Article 2, p.3.
  • 8) 생물다양성협약 제2조.
  • 9) 김영모, 앞의 논문, 82면.
  • 10) WIPO, supra note 3, Article 2, p.3.
  • 11) WIPO, supra note 3, Article 5.2, p.5.
  • 12) WIPO, supra note 3, Article 5.2(bis), p.5.
  • 13) WIPO, supra note 3, Article 5.3, p.5.
  • 14) WIPO, supra note 3, Article 5.4, p.5.
  • 15) 2022년 전 세계 특허출원은 약 346만 건을 기록하였으며, 이중 IP5의 특허출원은 약 293만 건으로 전 세계 특허 출원의 84.9%를 차지하며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윤지영, "IP5의「2022년 IP5 통계 보고서」주요내용 및 시사점", IP 통계 Insight 제2024-01호(2024), 5면.).
  • 16) 특히, 우리나라, 미국, 일본의 가입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인다.
  • 17) 디자인 출원과 관련하여 유전자원, 전통지식, 전통문화표현물의 출처를 공개하자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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