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발명 제도의
실효성 확보
류창한 책임(현대오토에버)
본문
직무발명은 직원이 자신의 직무 수행 중에 이루어진 창의적인 발명이나 기술적 해결책을 의미하고, 이러한 발명에 대한 권리와 그로 인한 이익의 분배는 국가마다 다른 법적 규정을 가지고 있다. 직무발명에 대한 보상은 종업원의 발명 활동을 장려함으로써 우수한 특허 창출을 유도하고, 이는 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 및 수익 증대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대부분의 산업화된 국가들은 직무발명을 장려하고 보호하기 위한 법적 체계를 갖추고 있다. 독일은 직무발명에 대한 규정을 처음 도입한 국가 중 하나로 1957년에 직무발명법을 도입했다. 이 법은 직무와 관련된 발명에 대한 직원과 고용주 간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80년에 베이-돌 법(Bayh-Dole Act)이 도입되어,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연구에서 발생한 발명에 대해 대학, 기업, 기타 연구 기관이 소유권을 갖도록 하였다. 이는 직무발명 뿐만 아니라 학술 연구에서의 발명에 대한 소유권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발명진흥법으로 직무발명에 대해 고용주와 근로자 간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발명의 권리 귀속, 보상금 지급, 신고 절차 등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고용주는 직무발명을 이용할 권리를 가지며 발명자에게는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직무발명제도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고, 고용주와 근로자 사이의 공정한 이익 분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기업의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발명자의 창의성을 장려하기 위한 중요한 법적 기반이 되고 있다.
필자는 자동차 분야에서 16년이상 근무 중으로 매년 500명 이상의 발명자들과 소통하며 직무발명보상을 해 온 실무자 입장에서 직무발명제도의 실효성 확보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룹 내 계열사들도 기업의 특성에 맞춰 직무발명보상기준이 달리 적용되고 있고 지향점도 차이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직무발명보상금 수준을 높여서 BP(Best Practice)사례와 성과를 만들고 있고, 현대모비스는 실질적으로 발명자들에게 실시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출원/등록 보상금의 수준을 그룹내 최고 수준(1건당 평균지급율 기준)으로 높여 핵심기술 발명을 장려하고 있다. 또 다른 그룹사는 직무발명보상금을 현금으로 지급하여 실질적 보상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여러가지 부작용 등으로 인해 중단되었고, 직무발명보상금 지급 계좌를 월급계좌 이외의 비용계좌로 따로 지급하는 그룹사들도 있다. 업계에서는 직무발명규정에 대한 설명회는 발명자의 배우자를 대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직무발명보상금 지급계좌 변경요청은 매년 발명자들에게 요구받고 있으나 당사는 월급계좌 지급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직무발명보상금은 배우자 몰래 받는 용돈개념 혹은 골프 필드 나갈 비용마련을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시키지 않기 위해서이다.
직무발명 관련 법률과 제도는 각 국의 산업 발전과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기업에서는 직무발명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발명자의 권리의식이 증대됨에 따라 직무발명이 문제되는 경우가 증가되고 있으나, 권리귀속의 문제보다는 정당한 보상에 관한 문제가 주로 다투어지고 있다. 실시보상의 경우 청구항 매칭을 통해 실질적으로 관련 기술이 실시되었는지 판단하게 되는데 상당수 발명이 실시기술과의 청구항 매칭 시 최종 실시된 기술과의 차이로 인해 실시보상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실시보상 검토과정을 거쳐본 발명자라면 OA(Office Action)과정에서 권리범위 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게 되고 추후 주도적으로 OA반박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도 짧은 특허 역사 속 특허의 양적팽창에서 질적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이고 점차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융복합 산업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이때, 종래의 기술과 미래기술을 개발하는 발명자들은 기술분야에 따라 직무발명에 대한 불공정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승용차에 탑재되는 전자제어장치의 수는 대략 100개 수준이고, 전자제어장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분된다. 예컨대 A발명자는 방수와 방열기능이 강화된 제어기하우징, PCB를 설계하는 개발자이고, B발명자는 해당 제어기에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고 가정했을 때, 제어기하우징, PCB설계를 하는 발명자는 해당 설계가 적용된 제어기 방열/방수시험 등을 진행하여, 실험치를 바탕으로 특허출원/등록을 하게 되고, 대부분 최종 양산에 관련기술을 적용하여 직무발명 실시보상 대상이 된다. 차종 확대 전개시에는 적용 차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보상금 규모도 비례하여 높아진다. 반면 전자제어장치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발명했을 경우 기술의 다양성/복잡성으로 실시가능성은 낮아지고, OA과정에서 청구범위 감축으로 인해 권리범위가 협소해져 실시기술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이 때 발생되는 발명자들간의 실시보상에 대한 불평등 문제는 직무발명 실시보상에서 풀어야 할 숙제이다.
직무발명제도의 실효성은 이 제도가 직원들의 창의적인 발명을 장려하고, 그 결과로 생산된 발명이 기업의 기술 혁신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은 직무발명이 기업 내외부에서 적절히 인정받고, 발명자가 공정한 보상을 받으며, 해당 발명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 직무발명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주요 요소는 다음과 같다.
1)명확한 법적 규정: 발명의 권리 귀속, 보상 체계, 신고 및 평가 절차 등을 명확하게 규정하여 발명자와 고용주 간의 권리와 의무가 분명하게 정의
2)공정한 보상 체계: 발명자에게 그들의 발명으로 인해 발생한 이익에 상응하는 공정한 보상을 보장하여,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
3)적극적인 발명 활용: 기업이 발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제품 개발, 기술 혁신, 시장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
4)투명한 절차와 운영: 발명 신고, 평가, 보상 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하며, 발명자는 자신의 발명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실시간 공개
5)지속적인 제도 개선: 기술 발전, 시장 변화 등 외부 환경의 변화에 맞춰 직무발명제도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개선
6)타 정책과의 연계: 성과평가, 진급심사 등 직무발명보상금 이외 성과보상 체계가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추가보상 될 수 있도록 기업내부 정책들과 조화될 수 있도록 설계
필자는 위 여섯 가지 중 최근 타 정책과의 연계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직무발명 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인 우수한 특허 창출을 유도하고, 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