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IP웹진

웹진 발간일 2023년 12월

지난호 보기 넘어가기
커버 스토리

기술사업화 생태계에서의
인수합병(M&A)

기고자. 최재식 실장(한국지식재산연구원)

현재 서비스 페이지를 안내합니다

본문

기술사업화는 기술을 이용하여 제품을 개발, 생산 또는 판매하거나 그 과정의 관련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정의된다. 즉,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한다. 이를 위한 유형은 다양하게 존재하나, 그 가운데 인수합병(M&A)은 기술의 도입기업이 사업화 추진을 위하여 요구되는 기술과 경영인프라를 보유한 기술보유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 자체의 인수 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업부문만을 대상으로 하기도 하나, 특정한 기술이 해당 기업의 전부일 수 있는 소규모 스타트업 기업의 경우 양자의 구분이 크게 의미가 없다.

우리나라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화에 대하여 그간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게 나타났다. 인수합병(M&A)을 기업의 마지막 탈출 수단으로 보거나, 경영자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행위를 한 것과 같은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 이러한 시각은 현재도 존재한다. 최근 모빌리티플랫폼 기업인 쏘카의 기업공개 사례와 자율주행전문 기업인 포티투닷의 현대자동차 인수 사례에서도 유사한 시각이 일부 나타나기도 한다.

참고 이미지

해외 기업들의 사례와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에서 유독 기업공개(IPO)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8년에서 2020년 사이 미국의 스타트업 출구전략 중 중 기업공개(IPO)는 11.3%(M&A 88.7%)에 불과한 반면, 우리나라는 기업공개가 47.1%(M&A 52.9%)에 이르렀다. 이는 인도(기업공개 6.9%), 영국(기업공개 6.7%), 이스라엘(기업공개 14.1%) 등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며 중국(기업공개 55.7%)과 유사한 정도에 해당한다(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21). 그런데 최근의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듯이 기술기반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있어서 인수합병(M&A)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기 시작하였다. 지금과 같이 기술의 변화가 매우 빠르고 다양한 요소의 결합이 요구되는 환경에서는 인수합병(M&A)이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즉, 특정 기술에 기반을 둔 소규모 기업이 고도화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한 단계 성장한 기업으로 넘어가기 위한 사다리로써 인수합병(M&A)이 의미를 갖기 시작한 것이다. 고금리와 경기불황으로 기업공개 시장이 차갑게 식어가는 반면 상대적으로 인수합병(M&A) 시장이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증시 환경에서 기업공개를 진행하는 것은 모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 방식의 경우 사업의 착수까지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높은 성공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경험있는 인력의 확보와 사업 인프라의 확보도 함께 가능함으로써 사업적으로 높은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장점 뒤에는 인수합병(M&A)에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 피인수기업의 지식과 인적자원을 기존 자원과 통합해야 하는 문제, 그리고 개발 기술이 일부 개인에게 체화되어 있는 경우 해당 기술자의 퇴직 등으로 미칠 영향 등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기술사업화를 위한 수단으로써 인수합병(M&A)에 대한 논의가 매우 부족한 상태이다. 물론 기술사업화 측면에서의 인수합병(M&A) 제도 역시 그리 활성화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다. 기술공개 중심의 사업화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점,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볼 때 인수합병(M&A)은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전략으로 기능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인수합병(M&A)이 기술사업화 생태계에서 중요한 선순환 고리가 될 수 있다. 제도적으로도 이 점에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수합병(M&A)이 기술사업화를 위해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인식의 개선과 더불어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발굴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